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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독서 전문가도 아닌데 우리 아이 책 많이 읽게 할 방도가 무엇인지 하는 고민 상담 요청을 종종 받는다. 내가 답을 알 리 없다. 모른다. 우리 집 거실에도 텔레비전과 책이 함께 있지만 아이는 아이대로 애니메이션을 보여 달라 아우성이고 나는 나대로 이제 개막한 프로야구를 봐야겠으며 아내는 아내대로 드라마든 뭐든 보고 싶은 게 있을 것이다. 책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그 자리를 애써 마련하기에 우리는 각자의 이유로 피곤하다.

책을 읽어야 교양인이 될 것만 같으며, 책이 제대로 된 사람을 키워낼 것만 같은 믿음이 우리에겐 얼마간 있다. 책만으로 인생의 지혜를 모두 얻을 수는 없지만, 책만이 줄 수 있는 지혜도 있을 터다. 책이 가진 교훈과 정보와 지혜를 아이가 스펀지처럼 쏙쏙 흡수하면 좋을 텐데…. 이 녀석들이 책은 도통 읽지를 않고 스마트폰만 보려고 하니 큰일은 큰일이다. 이렇게 혀를 차며 녀석의 부모는 스마트폰으로 소셜미디어나 게임을 할 것이다.

요새 아이들이 유독 책을 멀리하는 건 아니다. 요새 부모는 아이들의 모범이 될 만큼 책을 가까이 하는가? 그러지 않을 것이다. 책은 본래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보다 '구식'이고 '노잼'이다. 그런 책을 습관처럼 재미있게 읽으려면 지속적 훈련이 필요하다. 저하되는 문해력 문제는 10대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글자만 알고 글을 모르는, 그러니까 글을 읽는 훈련을 부지불식 놓아버린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작년 한 해 코로나19 여파로 아동 도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된 교육의 빈자리가 조금이나마 채워지길 바라는 부모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과연 아이들은 그 책들을 읽었을까? 아이들 책 바로 옆, 그 집 어른이 독서 중인 책 몇 권이 함께 꽂혀 있다면 독서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 해야 아이가 책을 읽을까? 보호자가 읽으면 아이도 읽는다. 세상 가장 어려운 해답이 아닐 수 없다. 기고자 : 서효인 시인·출판사 안온북스 대표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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