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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안에 화답… 논의 급물살, 여름까지 140國 증세 합의 전망

미국이 제안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도입을 독일·프랑스가 환영하면서 올해 여름까지 약 140국이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EU(유럽연합)의 쌍두마차인 독일과 프랑스는 이날 최저 법인세율을 공통적으로 준수해 국가 간 세금 인하 경쟁을 지양하자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전날 제안을 환영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전 세계적인 세금 인하 경쟁을 중단시킬 수 있는 신바람 나는 논의"라고 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도 "국제 조세에 대한 지구적 차원의 합의가 가까워졌다"며 반겼다.

미국·독일·프랑스가 한목소리를 내면서 '세원 잠식 및 소득이전(BEPS)' 대응 협의체를 통해 각국이 준수해야 할 최저 법인세율을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BEPS 대응 협의체는 다국적 기업이 이익을 법인세율이 낮은 나라로 이전시켜 세금을 회피하는 행태를 막기 위한 모임으로, 약 140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 이 협의체는 G20(주요 20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제안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독일·프랑스가 합심하면 광범위한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월 미국과 프랑스를 주축으로 BEPS 대응 협의체가 올해 여름까지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공통 과세 원칙을 정하기로 합의했는데, 최저 법인세율을 정하는 논의를 추가시킬 전망이다.

주요 서방 선진국이 법인세 인상을 외치는 이유는 코로나 사태 와중에 막대한 현금을 풀어놓느라 악화된 재정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낮은 법인세율로 해외 기업을 유치해 경쟁력을 키운 일부 국가가 양보하지 않아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나라의 대표 주자는 법인세가 낮기로 유명한 헝가리(9%)·불가리아(10%)·아일랜드(12.5%) 등이다. 이런 나라들의 법인세율은 미국과 독일, 프랑스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일부 기술 기업에 대해 6.25%까지 '세금 할인'을 해주는 아일랜드는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논의에 가장 강하게 반대할 국가로 꼽힌다. 아시아에서는 홍콩(16.5%)·싱가포르(17%)·대만(20%)이 비교적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구글·페이스북 등 미국계 거대 IT기업에 대한 '디지털세' 징수와 관련해 미국과 유럽이 대립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미국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도입하는 합의를 이끌어내려면 구글·페이스북 등 IT 공룡기업들이 유럽·아시아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게 하는 양보를 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고자 :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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