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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표 차로 KT 허훈 제치며 고졸 후 프로 직행 선수 첫 선정
속공 이끌며 팀 우승 1등 공신… 신인상에는 SK 오재현 뽑혀

전주 KCC의 포워드 송교창(25·198㎝)이 남자 프로농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송교창은 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20-2021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의 영예를 안았다. 기자단 투표에서 107표 가운데 99표(92.5%)를 받아 지난 시즌 MVP 부산 KT 허훈(26·8표)을 제쳤다.

삼일상고 졸업 후 2015년 1라운드 3순위로 KCC에 입단한 그는 프로 6번째 시즌에서 MVP로 뽑혔다. 1997년 리그 출범 이후 고졸 후 프로에 직행한 선수가 MVP가 된 것은 송교창이 처음이다. 송교창은 "팀 코치진과 팬들, 시즌 내내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9개 팀에 모두 감사드린다"며 "항상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또 "MVP를 타면 정상영 KCC 명예회장님께 빨간 내복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지난 1월 작고해) 그러지 못해 아쉽다. 오랫동안 기억하겠다"고 했다.

올 시즌 KCC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송교창은 53경기에서 평균 31분 26초를 뛰며 15.1점 6.1리바운드를 올려 득점 국내 2위(전체 8위), 리바운드 국내 2위(전체 13위)에 올랐다. 득점은 허훈(15.6점), 리바운드는 KT 양홍석(6.7개)에게 조금씩 밀렸지만 야투 성공률 50.4%로 효율적인 공격을 펼쳤다. 무엇보다도 정규리그 우승팀에서 가장 빛났다는 점이 높은 평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키 작은 '스몰 라인업'을 앞세운 KCC에서 장신 포워드로서 리바운더 역할에 충실했고, 팀 컬러에 걸맞게 빠른 발을 앞세워 속공도 이끌었다.

몇 년 전까지도 국내 농구 선수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 문을 두드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외국인 선수의 가세로 코트에 설 자리가 제한된 상태에서 벤치 신세를 지는 것보다 대학 무대에서 기량을 끌어올린 다음 프로에 도전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송교창은 2004년 이항범(KCC), 2005년 한상웅(서울 SK)을 잇는 역대 세 번째 KBL(한국농구연맹) 고졸 신인이다. 앞선 둘은 빛을 못 봤으나 송교창은 2년 차부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일찍 프로 무대를 밟은 덕에 이번 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송교창의 성공은 농구계에 '얼리 엔트리' 열풍을 불렀다. 양홍석, 유현준(KCC), 서명진(울산 현대모비스) 등이 프로 조기 진출을 택했다. 제물포고 출신 차민석(서울 삼성)은 지난해 11월 2020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고졸 최초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신인상에는 한양대 3학년이던 지난해 말 프로로 1년 일찍 진출한 SK 오재현이 선정됐다. 역대 세 번째 2라운드 출신 신인왕이다. 감독상은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전창진 KCC 감독이 수상했다. 이대성(고양 오리온)·허훈·송교창·양홍석·숀 롱(현대모비스)이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렸다. 기고자 :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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