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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치료비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병원 중환자실에 있는 아내의 인공호흡기를 떼어 숨지게 한 남편에게 항소심 법원도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박재우)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60)씨와 검찰이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회복이 어려운 질병으로 오랜 기간 고통받은 것도 아니고, 무슨 이유로 쓰러져 연명 치료에 이르게 됐는지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지 않고 살해한 범행은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19년 6월 4일 충남 천안시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아내 A(56)씨 기도에 삽관된 인공호흡 장치를 제거해 A씨가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다. 중국 동포인 A씨와 이씨는 지난 1985년 중국에서 결혼했다. 지난 2016년과 2018년 각각 입국해 경북 김천시 한 요양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9년 5월 A씨가 빈 병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해 인공호흡 장치에 의존해야 했다. A씨의 병명도 밝혀지지 않았다.

이씨는 "아내의 소생 가능성이 없었고, 아내와 생전에 연명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하며 집행유예를 주장했다. 이씨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지만, 배심원 9명은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도 "인간 생명은 가장 존엄한 것으로 가치를 헤아릴 수 없다"며 이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기고자 : 춘천=정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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