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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피의자에게 수갑을 채운 채로 조사를 했다면 피의자의 정신적 피해를 검사와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8일 옛 통합진보당 당직자 우모씨와 박모씨 등이 국가와 홍모 검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3심)에서 "검사가 특별한 이유 없이 보호장비(수갑) 해제를 하지 않은 채 피의자 신문을 진행한 건 위법"이라며 이같이 선고했다.

두 사람은 옛 통진당 이석기 전 의원이 주도한 RO(지하혁명조직) 회합에 참여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2015년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돼 법원에서 실형 선고를 받았었다. 당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던 박씨는 조사가 시작되자 담당 검사인 홍 검사에게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씨와 그의 변호인이 계속 항의하자, 홍 검사는 '수사에 방해가 된다'며 변호인을 조사실 밖으로 내보내고 나서 박씨의 수갑을 풀어줬다. 우씨는 수갑을 찬 채로 변호인 참여 없이 다른 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이후 박씨 등은 "형집행법에 피의자 신문 때 방어권 보장을 위해 수갑 등을 사용하지 않게 돼 있는데 검사가 이를 위반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홍 검사는 "구속 피의자의 도주, 자해 등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1·2심 모두 검사의 '수갑 조사'는 위법한 중대 과실이라며 국가와 검사가 박씨와 그의 변호인, 우씨에게 각각 100만~500만원을 물어주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수갑 조사'와 '변호인 강제 퇴장'은 위법이라며 2심 판결을 수용했다. 기고자 :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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