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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본 M&A'서 수십억대 횡령
검찰 간부출신에 로비 명목으로 옵티머스 돈 받아 가로챈 혐의

5000억원대 펀드 사기 피해를 낸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여러 범죄 가운데 '해덕파워웨이(해덕) 무자본 M&A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가 고모 전 해덕 부회장을 수십억원대의 횡령 혐의 등으로 최근 기소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검찰은 작년 11월 이 사건 관계자들을 기소하면서 고씨만 기소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은 2018년 8월 선박 부품 제조 업체 해덕의 무자본 인수를 시도했다. 김 대표 등은 전국적 폭력 조직인 양은이파 부두목 출신 박모 옵티머스 전 고문과 그 측근인 고씨에게 인수 자금 230억원을 제공했고, 박·고씨는 해덕을 인수한 뒤 한 성형외과 의사를 명의상 대표로 앉혔다.

이후 이들은 해덕 자금을 빼내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했다. 옵티머스는 해덕 경영권을 장악한 직후인 2019년 2월 이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을 옵티머스 사외이사로 앉혔다. 이 전 행정관이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인 2019년 10월까지만 해덕 회삿돈 150억원이 옵티머스로 흘러들어 갔다. 그해 5월 박씨가 해덕 인수 과정에서 갈등을 빚던 전남 최대 폭력 조직 국제PJ파 부두목 이모씨에게 살해당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검찰은 작년 11월 이 사건으로 김재현 대표와 해덕 관계자 4명을 특경가법상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고씨의 '횡령 혐의'를 적시했다. 그럼에도 고씨를 기소하진 않았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그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검찰은 고씨가 2018년 8월 인수에 반발한 해덕 주주들에게 고소를 당하자 언론인 출신 법조 브로커 손모씨와 함께, 검찰 고위 간부 출신 인사에게 로비를 시도한 정황도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청와대 출신 인사가 등장하는 데다 로비 의혹이 검찰로 번질까 봐 고씨를 기소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결국 검찰은 지난달 고씨를 횡령·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뒤늦게 기소했다.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을 통한 로비 의혹'에 대해 검찰은 고씨 등이 법조계 인맥을 자랑하며 옵티머스 측에서 로비 자금을 받아낸 뒤 실제로는 자신들이 챙겼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기고자 :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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