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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허위광고 신고 3배 급증… 14개 업체, 식용불가 원료 사용

"천연 수면제라서 먹으면 잠 잘 온다더니 아무리 기다려도 눈만 말똥말똥하네요." "살 빠지는 약이라고 해서 샀는데 효과 없어요. 이런 거 못 팔게 해주세요."

작년 코로나 사태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사이버조사단에는 이런 '가짜 약' 등에 속았다는 민원이 하루에만 수십~수백건씩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 불안감을 이용해 일반 식품에 '코로나 예방' '불면증 치료' '코로나로 불어난 체중 감량' 등 검증되지 않은 거짓 효과를 붙여 판매하는 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허위·과대 광고 업체를 단속하는 컨트롤타워 격인 사이버조사단 직원 38명이 작년 거의 매일 야근하며 불법 광고 판매 사이트를 차단하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하는 데 매달렸지만, 여전히 '코로나 상술'로 한몫 챙기려는 업체들이 매일 새롭게 나오고 있다.

김현중 사이버조사단장은 "온라인 상거래가 늘면서 증가 추세에 있던 불법 광고에 코로나가 불을 붙인 것 같다"며 "지난 1년은 코로나를 노린 허위·과대 광고와의 전쟁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 이후 피해를 봤다는 민원이 급증했다. 작년 국민신문고와 1399(부정·불량식품 신고)를 통해 접수된 식·의약품 허위·과대 광고 민원 건수는 3만752건으로, 전년도인 2019년 8444건의 4배 가까이로 늘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나온 대표적인 '코로나 상술' 사례가 수면제처럼 불면증을 해결하고 불안감까지 줄여준다는 제품들이다. 올 초까지 총 605건이 적발됐다. 판매 업체들은 '꿀잠큐어' '365잠솔솔' 같은 제품명을 앞세워 '불면, 스트레스, 과민, 긴장, 불안 완화에 도움이 된다'거나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들이 건강한 기분을 유지하게 도와준다'고 광고했다. 마치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끔 광고했지만 기능성 인증을 받지 못한 일반 식품이었다. 심진봉 사이버조사단 팀장은 "코로나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나 구직자 등의 불안을 이용한 악질 상술"이라고 했다.

코로나 예방·치료 효과가 있다는 황당 제품들도 많았다. '코로나 항바이러스 백신 효능'이 있다는 해조류 분말이나, '체온 상승·살균 효과로 코로나를 예방해준다'는 흑마늘 진액, '녹차 카테킨 성분이 바이러스 이기는 세균 방어막을 형성해준다'고 허위 광고한 제품도 있었다. 심지어 업체 14곳은 식품으로 쓰일 수 없는 고춧대(고추 줄기)를 끓여 마시면 코로나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며, 고춧대 액상차와 대환 등을 1톤 가까이 만들어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3700만원어치 판매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활동량이 줄어든 상황을 틈타 '식욕 억제제' '체중 감소' '부기 제거' 효과 등이 있다고 부당 광고한 경우도 574건이나 적발됐다.

심진봉 사이버조사단 팀장은 "제품 효능에 자신이 있다면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증을 받으면 되는데도 적발되는 제품들은 인증을 받으려고도 하지 않고 허위·과대 광고만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고 했다.

피해는 광고만 믿고 지갑을 연 소비자 몫이다. 불법 광고가 적발돼도 판매 사이트가 차단되기까지 주요 인터넷 쇼핑몰(오픈 마켓)은 7일, 개인 쇼핑몰은 15일이 소요된다.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소비자 스스로도 허위·과대 광고에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기능식품 인증 여부는 식약처 '식품안전나라' 사이트의 '건강기능식품 검색'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픽] 식·의약품 허위·과대 광고 신고 늘었다 기고자 :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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