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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당권경쟁 본격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퇴임하면서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새 당대표는 내년 대선까지 안정적인 경선 관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진 의원들이 주로 거명돼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2030 세대 지지로 반전(反轉)에 성공한 만큼 소장파 초선 의원들이 당 간판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당권을 두고 '중진 대 초선'의 격돌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완승했지만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의 합당(合黨),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 설정, 금태섭 전 의원으로 대변되는 반문(反文) 중도층과의 연대, 무소속 홍준표 의원 복당(復黨) 등 당면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 일각에서 '중진 등판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타래처럼 얽힌 정치적 난제들을 풀어내기 위해선 노련함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그런 점에서 5선(選)의 주호영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주 원내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당권 도전과 관련해서는 향후 일주일간 여러 중진 의원들과 만나 의견을 조율할 생각"이라면서도 "지금 당장은 국민의당과 합당에 집중하는 것이 내 역할 아니겠냐"고 했다.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정 의원도 "민심은 기득권 정당, 영남당, 꼰대 정당으로 가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당권 경쟁으로 비쳐서는 안 되기 때문에 주 원내대표 등과 논의해서 결론을 낼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에서는 권영세(4선·서울 용산)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권 의원은 "야권이 윤석열 전 총장까지 포함하는 대선 플랫폼을 구축해야 수도권 유권자들의 마음도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영남권에서는 윤영석(3선·경남 양산갑), 하태경(3선·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중진이지만 '젊은 당대표'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에게 맞서 '당 쇄신'의 기치를 내건 초선 의원들도 당권 도전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김웅·김미애·윤희숙·박수영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들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된 2030 세대의 지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젊은 리더십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웅 의원은 당내 초선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 의원은 본지에 "유세 과정에서 우리들을 대변해달라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정말 많았다"면서 "우리 당이 이들에게 신뢰받기 위해선 나뿐만 아니라 많은 초선 의원들이 당대표에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깨질 때 깨지더라도 중진 의원과 제대로 맞붙는 모습을 2030 세대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5분 연설'로 이름을 알린 윤희숙 의원도 주변의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패자는 여당이되 승자는 분명치 않다"며 "국민의 분노가 그간 폭주하던 여당에 견제구를 날렸을 뿐, 야당의 존재감은 여전히 약하다"고 지적했다.

원외에서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아 2030 세대 공략에 앞장섰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 PK(부산·경남) 지역 초선인 박수영·강민국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재·보궐선거 직후인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더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저희 초선들은 국민들께서 그토록 싫어하시는 정치권의 구태와 결별하고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표] 국민의 힘 중진·초선 차기 지도부 후보군 기고자 : 김형원 기자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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