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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서울시' 어떻게 바뀔까

오세훈 서울시장이 10년 만에 시정에 복귀하면서 부동산 정책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집값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라는 대전제는 정부와 일치하지만 오 시장은 민간 부문의 공급에 무게를 더 둘 전망이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로 18만5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등 공공 기관 주도로 아파트를 짓겠다는 정부의 '2·4 공급 대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를 의식한 듯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8일 오전 열린 부동산시장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주택 공급은 지자체 단독으로 할 수 없으며, (정부와) 상호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 외에도 민생(民生)과 직결한 정책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무소득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경감,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최대 1년간 1억원까지 무보증·무담보·무이자·무서류로 대출 보증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이 실현될지도 관심사다.

재산세 감면 가능한가

오 시장은 선거운동 때 재산세 특례세율 적용 범위를 기존 '공시가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넓히는 방안과 무소득 1주택자의 재산세 감면을 약속했다. 모두 지방세법이나 서울시 조례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여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국회나 시의회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오 시장은 "민주당은 선거 앞에선 적응이 굉장히 빠른 정당"이라며 "지속적으로 촉구하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공시가격 급등으로 들끓는 민심 때문에 재산세 감면은 실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산세는 최초 징수액의 50%는 서울시, 50%는 개별 구(區) 몫으로 나뉘는데 '강남 3구' 등 재정이 넉넉한 지역에서 선제적으로 감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서초구가 지난해 9억원 이하 주택 보유자의 재산세 감면을 추진했지만, 서울시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중단된 상태다. 서초구 관계자는 "서울시의 소송이 취하되면 다시 재산세 감면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만약 서초구에서 재산세 감면이 실제 이뤄지면 서울 전역에서 같은 민원이 폭주할 것이고, 여당 소속 구청장이나 시의원들도 마냥 반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 '반색'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에선 오 시장의 당선을 반기고 있다.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수립된 '한강변 35층 제한' 등의 규제가 대폭 수정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 이모(50)씨는 "서울시 요구대로 개발 계획을 계속 수정해도 매번 퇴짜를 맞았는데, 이젠 좀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서울시가 개발 계획 심의 자체를 미룬 탓에 지난 10년간 사업에 거의 진척이 없었다. 비(非)강남권에선 안전 진단을 추진 중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와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가 수혜 단지로 거론된다.

그러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법적 규제를 푸는 것은 서울시장의 재량 밖이라는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많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35층 규제 완화는 실현 가능성이 크지만, 법적 규제가 많아 재건축·재개발이 전면적으로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무 대출'은 실현 가능성 낮아

오 시장이 공약으로 내건 무보증·무담보·무이자·무서류 등 이른바 '4무(無) 대출'은 금융계에서 "수십조 원의 재원이 필요해 현실성이 낮다"는 반응이 나온다. 4무 대출은 코로나 사태로 매출액이 30% 이상 하락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는 최대 1년간 1억원까지 보증이나 담보, 이자, 서류 없이 대출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이자와 수수료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작년 코로나 사태 때 서울시에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신청한 숫자(54만명)가 다시 4무 대출을 신청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54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전망이다.

은행권에서 가장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은 '무서류' 부분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소상공인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보증을 해주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고자 : 정순우 기자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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