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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에서 조 바이든으로 바뀐 후 처음 열린 G20(주요 20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트럼프 지우기'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7일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끝나고 발표된 성명에는 과거 트럼프의 요구로 들어갔거나 빠졌던 문구 여럿이 수정됐다. 화상으로 진행된 이 회의에 한국에선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참여했다.

성명은 우선 트럼프가 주장해서 2017년 삭제했던 "G20은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문구를 다시 살렸다. 그리고 "세계 경제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원칙에 기반을 둔 자유무역 체계를 확립하고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할 것에 합의했다"고 적었다. 이를 위해 환율 또한 자유 시장에 맡긴다는 문구도 추가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수출을 촉진하겠다며 노골적으로 달러 약세를 유도했고, 이를 위해 G20 성명에 자유 시장에 맡기는 환율이 아닌, '안정적 환율'이라는 문구를 넣도록 밀어붙였었다. 이번 회의 성명은 아울러 트럼프가 '가짜'라고 비난했던 기후변화에 G20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명시했다. G20은 조만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실무 회의를 열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재무 정보 공시 등 기후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국제 표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바이든 정부가 증세를 위해 추진 중인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법인세율 하한)' 도입을 G20 차원에서 추진하겠다는 공감대도 이뤄졌다. 성명에 "올해 중반까지 글로벌 조세 시스템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G20 회의를 앞둔 5일 "다국적 기업의 세금 회피를 막을 수 있도록 국제적인 법인세율 하한을 설정하자"고 제안했다. 기고자 :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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