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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美주택 구입 37% 차지
최근 집값 급등한 캐나다도 25~35세 절반이 집 소유

초저금리와 공급 부족이 맞물려 폭등 중인 세계 주택 시장에서 밀레니얼 세대(1980~1998년 출생)가 '큰손'으로 떠올랐다. 금리가 내린 덕분에 현금 동원력이 떨어지는 밀레니얼 세대의 부담은 줄어든 반면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임차료 비싼 도심에 살기보단 교외의 저렴한 집을 구매하려는 욕구는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집값이 15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며 30대에 접어든 수백만명의 밀레니얼 세대가 본격적으로 집 구매에 나선 점을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지난해 주택 매수자 연령 통계에서도 밀레니얼 세대가 37%로 1위를 차지했다.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32%), X세대(1965~1979년생·24%)가 뒤를 이었다. WSJ는 "미국에선 그동안 '밀레니얼 세대가 과연 앞선 세대처럼 집을 소유하려는 욕망이 클까' 하는 의구심이 계속됐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그들도 같은 욕망을 갖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전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집 구매를 부추긴 가장 큰 동력은 낮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다. 미국 모기지 금융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 고정금리 모기지 이율은 2.66%로 최근 5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클레버 조사에서도 "밀레니얼 세대 응답자의 40%는 저금리가 주택 구매의 가장 큰 동기라고 답해 1년 전(11%)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했다.

미국에선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 시장의 주 고객층이 되면서 VR(가상현실) 홈투어 등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기술로 주택별 적정 매매가를 산정해주거나, 주택 내·외부 사진, 학군 정보 등을 알려주는 식이다.

최근 집값이 급상승한 캐나다 역시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 구매를 주도하고 있다. 캐나다 부동산 정보 업체 '로열르페이지'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25~35세 캐나다인 48%가 집을 소유하고 있고, 주택 소유자의 4분의 1은 코로나 바이러스 기간 집을 산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업체의 필 소퍼 대표는 "모기지 금리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젊은 세대가 북적이는 집을 떠나 부모·형제로부터의 독립을 택했다"고 했다.

우리나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구매자 중 30대 비율이 33.5%를 차지해, 전통적인 구매층인 40대(27.5%)와 50대(17.5%)를 크게 앞섰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급등하고 대출 관련 규제가 강해지며 '지금 아니면 집을 못 산다'는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나타난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아파트 가격이 빌라나 단독주택보다 더 크게 치솟고 있는데, 아파트에서 나고 자라 아파트 선호도가 높은 30대가 주택 시장의 큰손이 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픽] 지난해 미국 주택 매수자 연령대별 비율 /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수자 연령대별 비율 기고자 : 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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