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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챔피언전 1차전

남자 프로배구 2020-2021 정규시즌 1위 대한항공과 2위 우리카드의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이 열린 11일 인천 계양체육관. 1세트부터 듀스 접전이 펼쳐진 끝에 우리카드가 28대26으로 세트를 따냈다. 마지막 결승 스파이크의 주인공은 전문 공격수가 아닌 세터 하승우(26)였다. 나경복의 토스가 자신 쪽으로 날아오자 힘껏 날아올라 왼손을 크게 휘둘렀다. 자신보다 10cm 큰 대한항공 조재영(30·195cm)의 팔에 맞은 공이 밖으로 나가면서 우리카드가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2, 3세트까지 내리 잡으며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대0(28-26 25-22 25-23)으로 꺾었다.

하승우는 경기 후 "경복이 형이 공을 잘못 올려서 내게 오면 힘껏 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공격에도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상황은 이랬다. 대한항공의 쿠바 출신 공격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때린 스파이크가 우리카드의 포르투갈 출신 주포 알렉산드리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에게 향했다. 알렉스의 리시브가 공교롭게도 우리카드의 또다른 주포 나경복 쪽으로 갔다. 나경복의 토스는 생각보다 길어 센터가 아닌 하승우 쪽으로 향했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던 하승우의 왼손이 정확한 타이밍에서 공을 때려냈다.

올 시즌 처음 주전 세터 자리를 꿰찬 하승우는 이날 경기 내내 활약이 돋보였다. 자신이 롤모델로 삼은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36)에 전혀 밀리지 않는 다양한 볼 배합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공격 본능도 맘껏 뽐냈다. 1세트 결승 득점을 이끌어낸 그는 2세트에서도 8-8 동점에서 토스를 올릴 타이밍에 기습적인 공격으로 득점했다. 3세트 땐 상대 주포 정지석의 공격을 블로킹해서 팀의 첫 점수를 뽑아냈다. 다른 공격수의 스파이크를 연결하는 세터인 그의 득점은 3점뿐이었지만, 승부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나왔다. 하승우는 경기 후 공격 공헌도를 인정하면서도 "토스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공격수들이 볼을 잘 처리했을 뿐"이라고 했다. 알렉스와 나경복은 각각 22득점, 12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레프트 '듀오' 정지석, 곽승석에 한선수 등 국가대표가 즐비해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였지만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며 무너졌다. 요스바니가 경기 최다인 32득점하는 분전에도 우리카드(9개)의 약 3배에 가까운 25개의 범실에 발목이 잡혔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1차전은 생각보다 쉽게 이겼지만 방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일격을 당한 대한항공의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은 "서브와 공격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2차전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은 12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기고자 : 인천=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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