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합의금은 어떻게…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주기로 한 합의금 중 현금 1조원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5000억원씩 분할 지급하고, 로열티 1조원은 2023년부터 매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매출의 1~1.75%를 누적 1조원이 될 때까지 지급하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2조원은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배터리 사업 부문에서 올린 매출(1조6102억원)보다도 많은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합의금 재원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코로나발(發) 수요 침체로 정유 사업에서 큰 손실을 입으면서 총 2조5688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급증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맞추기 위해 향후 몇 년간 연간 3조~4조원 수준의 공격적인 설비투자도 필요하다.

합의금 부담 때문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중장기적인 경쟁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작년 큰 적자를 냈지만 올 들어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로 글로벌 소비 심리가 풀리면서 실적이 회복세"라며 "합의금을 몇 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기로 한 만큼 감당 못 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과 윤활기유 사업 지분 매각, 남미 최대 가스전인 페루 광구 매각 등으로 2조~3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합의금 규모를 두고 양사는 그간 좀처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SK는 당초 수백억원 수준의 합의금을 LG에 제시했고, 최근 이를 최대 1조원까지 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과도한 합의금을 지급할 바에는 미국에서 철수하겠다"며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반면 LG는 ITC 판결에서 승소한 이후 3조원 안팎의 합의금을 SK에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고자 : 김승범 기자
본문자수 : 908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