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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축구, 도쿄올림픽 진출 실패

비장한 염원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이 13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축구 아시아 지역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중국과 연장 접전 끝에 2대2로 비겼다. 8일 홈 1차전(고양)에서 1대2로 졌던 한국은 합계 점수 3대4로 밀려 탈락했다.

2차전을 앞두고 "마지막이니까, 물러설 곳이 없으니까 후회 없이 싸우겠다"고 했던 골키퍼 김정미(37·현대제철)는 다섯 번째 올림픽 도전에 실패했다. "전쟁 나간다는 생각으로 해야 된다"던 조소현(33·토트넘)은 본인이 가진 한국 여자 A매치(국가대항전) 최다 출전 기록을 127경기로 늘렸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10 FIFA(국제축구연맹) U-20(20세 이하) 월드컵 3위 등 '황금 세대'를 이끌었던 지소연(30·첼시), 이민아(30·현대제철)의 소망도 무산됐다.

올림픽 남자 축구의 경우 23세 이하가 주축이고, 와일드카드가 일부 허용된다. 여자는 나이 제한이 없다. 한국은 여자 축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한 번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아시아 국가는 개최국 일본을 비롯해 호주, 중국이다.

다득점으로 이겨야 했던 한국으로선 후반 중반까지 2-0으로 앞서고도 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전반까지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했다. 콜린 벨 한국 감독은 지소연, 최유리(현대제철), 이금민(브라이턴)을 전방에 배치하는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나왔다. 1차전에 결장했던 조소현도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시켰다.

한국은 초반부터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 점유율을 높였다. 상대 진영부터 압박을 들어가는 타이밍, 몸싸움 등 모든 면에서 우세했다. 반면 비기기만 해도 본선에 오를 수 있었던 중국은 움츠린 채 수비에 치중했다. 분위기를 유리하게 끌고 가던 한국은 연속 득점으로 기세를 살렸다. 전반 31분 강채림(현대제철)이 선제골을 넣었다. 조소현이 상대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파고든 다음 골 지역 정면으로 낮게 띄워준 공을 논스톱으로 차 넣어 골 그물을 흔들었다. 1차전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2차전에서도 결정력을 뽐냈다.

한국은 전반 45분 상대 자책골로 추가점까지 올렸다. 지소연의 코너킥에 이은 조소현의 헤딩슛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는데, 강채림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강하게 깔아 찬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 리멍원의 발에 맞고 골문 안쪽으로 꺾여 들어갔다.

한국이 예상을 깨고 두 골 차로 앞서나가자 중국은 당황했다. 쑤저우 올림픽센터 스타디움을 찾아 응원하던 1만여 중국 팬도 플레이 하나하나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은 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홈경기를 할 때 육성 응원을 금지했는데, 중국 팬들은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고 한국에 야유를 보냈다. 마스크를 아예 쓰지 않은 사람도 여러 명 카메라에 잡혔다.

반격에 나선 중국은 후반 24분 한 골을 만회했다. 교체 투입된 장신 공격수 양만이 프리킥을 머리로 살짝 받아 넣었다. 90분 경기가 2대1로 끝나면서 합계 점수가 같아진 양 팀은 연장전을 벌였다. 체력을 앞세운 중국은 연장 전반 13분 왕솽의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이후 골문을 열지 못했고, 중국은 연장 후반 종료와 함께 환호했다. 벨 한국 감독은 "중국이 강한 팀이지만 난 우리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결과적으로는 졌는데, 아프지만 배우고 넘어서야 한다. 가능성을 봤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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