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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아니란걸 증명하라＂ 요구

여성가족부 산하 기관인 한국양성평등진흥원(양평원)이 남성들에게 "잠재적 가해자 취급한다고 화내지 말고, 스스로 (성범죄) 가해자와 다르다고 증명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내용의 성평등 교육 동영상을 제작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나윤경 양평원장은 동영상에서 "한국 여성들은 아빠 빼고 남자는 다 늑대이고 도둑놈이라는 말을 듣고 자라는데, 사회 나와서 남성을 늑대나 도둑으로 의심하면 잠재적 가해자 취급한다고 화를 내고, 또 남사친, 남자 선배, 남자 상사를 의심하지 않고 따라나섰다가 성폭력을 당하면 '네가 조심했어야 한다'며 피해 여성을 비난한다"면서 "그래서 여성들은 남성들을 의심하고 경계할 수밖에 없다. 의심과 경계가 여성들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 원장은 "이럴 때 남성들은 그 의심을 기분 나빠하기보다, 자신은 나쁜 남성들과는 다른 사람임을 증명하며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시민적 의무"라고 정의했다.

작년 2월 제작된 이 동영상은 성평등 교육 강사가 기업 등에서 강의할 때 활용한다. 학교에서 교사들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이 영상이 최근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자 남성들 커뮤니티에서는 "왜 죄도 안 지은 모든 남성이 가해자가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하느냐" "여가부가 남녀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여성이 많긴 하지만, 가해자가 모두 남성도 아니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남녀 프레임으로 구분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고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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