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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항체형성 과정에서 면역 이상반응 일어났을 수도＂

코로나 백신 접종 후 혈전 부작용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자 백신에서 유전자 전달체로 쓴 감기 바이러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4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뿐 아니라, 이를 전달한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까지 유발해 혈전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AZ나 미국 얀센, 중국 캔시노의 백신과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감기를 일으키는 아데노바이러스에 끼워 넣어 인체에 전달한다. 이 유전자가 인체에서 항체를 유도해 나중에 코로나를 막아낸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사전에 복제를 못 하도록 해 백신을 맞아도 감기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약점이 있다. 과거 감기에 걸렸던 사람은 면역 효과가 낮았다. 감기를 앓고 생긴 항체가 백신으로 들어온 아데노바이러스를 바로 제거해 미처 코로나 유전자를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AZ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으로 백신에 인체에 생소한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썼다. 기존 항체는 처음 보는 침팬지 바이러스에 반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백신 효과는 높였지만 결국 인체가 침팬지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까지 만들면서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잉 생성된 항체는 코로나 바이러스뿐 아니라 혈소판까지 공격한다. 독일 그라이프스발트 의대의 안드레아스 그라이나셔 교수는 지난 9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AZ 백신 투여 후 혈전증이 발생한 환자 11명을 분석했더니 항체가 혈소판에 결합하면서 혈전과 혈소판 부작용이 일어났다고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다른 백신도 AZ의 침팬지 감기바이러스만큼은 아니라도 인체가 외부 침입자로 볼 바이러스를 유전자 전달체로 쓴다는 점에서 면역 과잉을 부를 소지가 있다고 본다. 과거 미국에서 에이즈 백신을 개발했는데, 유전자 전달체로 쓴 아데노바이러스에 항체를 가진 사람이 에이즈에 더 잘 걸리는 것으로 나오자 임상시험을 중단한 사례가 있다. 최근 발생한 얀센 백신의 혈전 부작용도 같은 맥락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고자 :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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