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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취업자 작년보다 31만명 늘었지만… '좋은 일자리'는 감소

3월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만명 이상 늘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13개월 지속됐던 일자리 감소 행진이 일단 마무리됐다. 하지만 실질적인 고용 시장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경제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일자리와 30·40대 일자리는 여전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일자리 수 2014년 이후 최저치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92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만4000명 증가했다. 코로나가 고용시장에 충격을 주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감소세였던 취업자 수가 플러스로 전환했다.

그러나 산업 전반에 고용 훈풍이 부는 것은 아니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제조업에 취업한 사람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만1000명 감소했다. 3월 기준으로는 2014년 이후 최소치다. 2018년 4월부터 21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1월(8000명) 반등했지만 다시 3월(-2만3000명)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1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도매·소매업(-16만7000명), 숙박·음식업(-2만8000명) 등에서도 여전히 일자리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년 미만 임시 근로자가 20만6000명(4.8%), 일용 근로자가 4만1000명(3.4%) 늘어났다. 상용 근로자는 20만8000명(1.4%)으로 증가 폭이 가장 적었다. 임시·일용 근로자는 코로나 사태 추이에 따라 심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 재확산 상황에 따라 언제든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의 경우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1만3000명(0.3%) 증가한 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9만4000명(-6.7%) 감소했다. 고용하고 있던 종업원을 내보냈거나, 통신판매 업종 등 아예 종업원 없이 나 홀로 창업한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30·40대 일자리 25만개 줄어

정부는 이날 "13개월 만에 취업자가 증가한 데는 서비스업 등 민간 일자리 증가가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부가 세금으로 만든 단기 알바 일자리가 취업자 증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40만8000명 늘었다. 모든 연령대 가운데 증가 수 1위다. 정부가 노인 일자리 사업을 집중 집행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30대(-17만명), 40대(-8만5000명) 취업자는 코로나 사태가 터진 작년 3월보다도 줄었다. 다만 20대 취업자는 증가했다. 정부는 이날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청년층은 인구감소(13만6000명)에도 불구하고 취업자가 14만8000명 증가해 고용률이 2.3%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어낸 업종에선 취업자 수가 늘었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만1000명 늘어난 243만1000명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확인되는 2003년 1월 이후 최대 숫자다. 공공·사회보장행정 부문 취업자는 113만9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만4000명 증가했다. 3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그러나 정부가 풀타임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난달 36시간 이상 일하는 일자리는 3.3% 늘어난 반면, 36시간 미만 일자리는 16.6% 증가했다. 특히 17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단시간 알바'가 35.5% 급증했다.

'세금 알바'는 문재인 정부 들어 꾸준히 느는 추세다. 올해 정부는 100만개 넘는 직접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고, 추가경정예산에도 일자리 25만개를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미 올해 1분기 중에만 90만개 이상의 직접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 확대가 곧 숫자(취업자 수 증가)로 이어진다는 걸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앞으로도 민간보다는 세금 일자리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일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래픽] 3월 연령별 취업자 수 증감 기고자 : 김정훈 기자 이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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