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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 박보검을 투입하고도…

15일 극장과 온라인 영상 서비스 티빙을 통해서 동시 공개된 영화 '서복'은 '건축학개론'을 연출한 이용주 감독의 9년 만의 복귀작. 뇌종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전직 정보 요원 '기헌'(공유)과 죽음을 모르는 복제 인간 '서복'(박보검)이라는 대조적인 상황을 통해서 삶의 유한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SF 영화와 첩보물, 액션물까지 장르의 외피를 겹겹이 두르고 있지만, 실은 서로 다른 처지의 두 인물이 단짝을 이뤄서 동행에 나서는 로드 무비(road movie)이자 버디 무비(buddy movie)에 가깝다. 제목은 장생불사를 갈망한 진시황의 명으로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서 떠났던 신하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영화에는 장단점이 공존한다. 우선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서 끊임없이 되묻는 서복의 모습에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A.I.'나 더스틴 호프먼 주연의 '레인맨' 같은 할리우드 작품들이 연신 떠오른다. 인간이 갖고 있지 않은 능력을 지닌 복제 인간이 정작 "전 갈 곳이 없어요"라고 고백하는 역설적 장면에서는 쓸쓸함도 따라서 커진다. 복제 인간의 힘으로 돌무덤을 만들고 새들이 날아오르는 자연 현상을 묘사한 컴퓨터 그래픽(CG) 역시 첨단 기술을 통해서 서정성까지 구현했다는 점에서 한층 진일보했다.

하지만 상찬(賞讚)은 여기까지. 복제 인간을 제외한 인간들이 별다른 감정적 굴곡이나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채 단조롭고 평면적인 인물상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속마음을 숨김 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대사들도 설명 조나 훈계 조에 가깝다. 흥미진진하고 논쟁적인 주제를 붙잡고서도 관습적인 전개에 머물다가 갑자기 신파 조로 치닫는 후반부 장면에서는 안타까움도 더불어 커진다. '서복'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개봉한 제작비 160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하지만 코로나의 한국 영화계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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