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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리그·FA컵·챔스리그·리그컵
4개 대회 다 우승하는 '쿼드러플'
잉글랜드 축구 최초로 도전장 내

잉글랜드 축구 클럽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기세가 무섭다. 맨시티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1부 리그)에서 승점 74(23승5무4패)로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63)를 11점 차이로 따돌리고 있어 우승이 유력하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선 지난 15일 독일 도르트문트를 꺾고 4강에 올랐고, 18일에는 첼시와 FA컵 준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카라바오컵(리그컵)은 결승에 올라 26일 손흥민의 토트넘과 우승을 다툰다.

현지에서는 맨시티가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4개 대회 우승 트로피를 모두 거머쥐는 '쿼드러플(quadruple)'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보통 유럽축구에서 3관왕이란 뜻의 '트레블(treble)'은 자국 1부 리그와 자국 최상위 컵대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모두 차지하는 의미로 쓰인다. 100년이 넘는 유럽 축구 역사에서 진정한 의미의 트레블을 이뤄낸 팀은 9팀뿐이다. 가장 최근엔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2019-2020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DFB-포칼,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모두 올라 트레블을 달성했다.

'쿼드러플'은 여기에 리그컵 우승까지 더해야 달성할 수 있는 진기록이다. 현재 유럽 리그에서 리그컵을 개최하는 곳은 잉글랜드(웨일스 포함)와 포르투갈 정도다. 잉글랜드는 아마추어 팀까지 모두 참가하는 FA컵과는 별도로 1~4부 리그 팀만 출전하는 리그컵을 운영하고 있다. 맨시티는 올 시즌 4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리그컵의 강자다.

펩 과르디올라(50) 맨시티 감독은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2008-2009시즌 트레블을 달성하는 등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라 리가(1부 리그) 3회의 업적을 이룬 명장이다. 다음에 맡은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세 차례 분데스리가 우승을 일궜다.

그런 과르디올라에게 지난 시즌은 불명예스러운 시간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에 승점 18 차이로 밀려 2위에 그쳤다. 챔피언스리그 8강 단판 승부에서도 상대적 약팀이었던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에 1대3으로 졌다. 상대 감독에게 전술적으로도 밀렸다는 평가를 받은 데다, 토너먼트 대결에서 약하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FA컵마저 4강에서 탈락하며 최악의 시즌이 됐다.

올 시즌에는 절치부심한 과르디올라가 마법을 부리고 있다. 그는 시즌 초·중반부터 중앙 미드필더였던 올렉산드로 진첸코(25)와 주앙 칸셀루(27)를 번갈아 측면 수비로 기용하면서 공격 시엔 중원까지 커버하게 하는 작전을 썼다.

공격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자 맨시티의 미드필더인 케빈 더브라위너(30)와 일카이 귄도안(31)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귄도안은 16골 3도움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고, 더브라위너는 8골 15도움으로 활약 중이다. 임형철 SPOTV 해설위원은 "고정관념을 깨는 과감한 포지션 변화가 팀의 운명을 바꿨다"고 말했다. 초반 8승 3무 2패에 그쳤던 맨시티는 작년 11월 토트넘전 이후 진첸코와 칸셀루가 본격적으로 측면 수비수로 나선 후부터 32승 3무 2패를 달렸다. 과르디올라가 펼치는 전술에는 안정적인 중앙 수비수가 필수다. 측면 수비수가 중원으로 나간 사이 상대의 역습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중앙 수비수 후벵 디아스(24)는 왕성한 활동량을 토대로 뛰어난 수비를 펼치며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디아스에 대해 "팀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4관왕 도전에 나선 과르디올라가 가장 원하는 트로피는 '빅 이어(Big Ear·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의 별칭)'다. 그는 2012년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놓은 이후엔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서지 못했다. 특히 세계적인 갑부인 셰이크 만수르(UAE)가 돈을 쏟아부은 맨시티에서 5시즌 동안 '빅 이어'를 들지 못한 것이 지도자 인생의 최대 오점으로 남아 있다. 기고자 : 이영빈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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