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올림픽 대표팀 선발투수 후보들

도쿄올림픽(7월 23일 개막)을 준비하는 야구 대표팀 예비 엔트리 116명이 3일 백신 접종을 받았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백신 접종에 따른 후유증을 고려해 4일 예정됐던 5경기를 모두 취소하고 추후 편성하기로 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월 중 올림픽 최종 엔트리 24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 작년 새 희망으로 떠오른 소형준

김경문 감독은 3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대표팀 후보 선수들과 함께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취재진과 만나 선발 투수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 2020시즌 KBO리그의 평균자책점 1~7위는 모두 외국인 선수였다. 김경문 감독은 "젊은 투수들로 선발진에 대한 가닥을 잡고 있다. 5~6월에 잘 지켜본 뒤 코치진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이 1년 뒤로 밀리면서 대표팀 선발 구도가 크게 달라졌다. 작년 초만 해도 2019시즌에 맹활약한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과 이영하(24·두산), 최원태(24·키움) 등이 2020년 여름에 열릴 올림픽 선발 후보로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2020시즌을 치르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작년 3월 도쿄올림픽 1년 연기가 확정된 가운데 NC 좌완 구창모(24)가 전반기에만 9승을 거두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NC의 또 다른 신예 송명기(21)는 후반기 6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호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졸 루키 소형준(20·KT)은 국내 선발 투수 최다승(13승 6패)을 올리며 한국 프로야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반면 이영하와 최원태는 부진을 거듭하며 대표팀에서 멀어졌다.

◇원태인·이의리를 새로 주목하라

양현종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서 올림픽 참가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올 시즌 다시 대표팀 선발 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삼성의 프로 3년 차 우완 정통파 원태인(21)이 리그 넘버원 투수로 떠오르며 도쿄행을 바라보게 됐다.

지난 두 시즌 기복 있는 피칭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원태인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1.16)과 다승(4승1패) 1위, 탈삼진(36개) 3위로 삼성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5km로 작년보다 2~3km 빨라졌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날카로움을 더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체인지업은 지난해와 달리 직구와 거의 같은 폼에서 나와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려워졌고, 여기에 아래로 휘어지며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확실한 세 번째 구종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프로 3년 차 류현진과 2년 차 김광현, 두 신예 좌투수의 맹활약에 힘입어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올림픽엔 좌완 루키 이의리(19·KIA)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이의리는 지난달 28일 한화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첫 승을 거두며 남다른 떡잎을 자랑했다. 김경문 감독은 "코치진이 이의리를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무대에선 상대적으로 생소한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 투수가 두각을 나타낼 때가 많다. KT의 고영표(30)는 개막 후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기복 없는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두산의 선발 최원준(27)은 평균자책점 1.91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 최고의 잠수함 투수 박종훈(30·SSG)도 건재하다.

지난해 활약한 소형준과 송명기도 올림픽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높다. 초반 부진했던 소형준은 지난달 29일 SSG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제 모습을 찾았다. 복사근을 다친 송명기는 5월말쯤 복귀할 전망이다.

변수는 구창모다. 피로골절로 올 시즌 등판하지 못한 구창모는 부상이 길어지면서 올림픽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그래픽] 도쿄올림픽 대표팀 선발투수 후보들 기고자 : 장민석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90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