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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대국' 일본에서 코로나 여파로 외출이 줄어든 노인들의 체력 및 인지능력 저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오사카시가 65세 이상 고령층 200명을 대상으로 3년간 진행하는 균형능력·근력 조사 결과에서 노인들의 근력의 뚜렷한 감소가 관찰됐다. 2017~2019년 조사에 참여한 노인 집단의 경우, 조사 마지막 해인 2019년 균형 능력이 전년보다 감소한 비율이 35.5%였다. 근력이 감소한 노인 비율은 44.2%였다. 하지만 2018~2020년 조사에 응한 노인 집단은 2020년 균형 능력과 근력이 전년보다 감소한 비율이 각각 53.5%, 72.9%로 크게 늘었다. 오사카시는 2020년 코로나 확산으로 외출 자제령이 떨어진 게 수치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도쿄도 도시마구가 도쿄대와 손잡고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노쇠화 체크 결과도 사정은 비슷했다. 일본은 건강한 상태와 돌봄이 필요한 상태 사이의 중간 단계를 '노쇠화 상태'라고 분류한다. 도시마구는 노인의 구강 상태나 대인 관계, 발음, 악력, 종아리 둘레, 손발 근육량 등을 측정한 뒤 노쇠화 상태로 의심되는 대상을 가려내는데, 이 의심자 비율이 2020년 29.8%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8.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도시마구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노인들의 노쇠화가 분명히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노인들의 인지능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쓰쿠바 대학의 구노 신야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60세 이상 노인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건망증이 심해졌다"고 답한 노인이 반년 사이 12.6%에서 27.1%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외출하는 빈도가 일주일 1회 이하"라고 응답한 노인의 비율도 전 연령대에서 10%포인트 정도 늘었다. 연구팀은 노인들이 밖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이들의 인지능력이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고 봤다. 구노 교수는 "국가와 지자체가 시민들의 외출을 단순히 억제하는 것을 넘어, 운동·대화 등 사회 활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감염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고자 : 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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