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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업계 '쩐의 전쟁' 시작

CJ그룹의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NM이 2025년까지 5조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세계적인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나가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CJ ENM 콘텐츠의 핵심 유통 채널로 떠오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부문 자회사 티빙을 2023년 국내 1위 OTT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놓았다.

강호성 CJ ENM 대표는 31일 "기존 tvN 채널 중심의 콘텐츠 제작에서 벗어나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폭넓게 제작해 유통하겠다"며 "티빙이 국내 1위 OTT로 성장하도록 아낌없이 투자하고 티빙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CJ ENM "2025년까지 콘텐츠 제작에 5조원 투자"

강 대표는 이날 서울 상암동 CJ ENM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만 8000억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고 앞으로 5년간 5조원 이상의 콘텐츠 투자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투자 규모는 지난해(6000억원)보다 30% 이상 증가한 액수다. CJ ENM은 이를 통해 올 한 해 2000개, 하루 5~6개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강 대표는 "이러한 콘텐츠 제작을 통해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나겠다"며 "'K컬처 콘텐츠'가 세계 각지 외국인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CJ ENM의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올 초 "2023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던 티빙의 투자 규모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빙의 목표는 2023년까지 약 100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8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것. 내년에는 일본,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강 대표와 함께 간담회에 나온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티빙은 작년 10월 출범 후 누적 유료 가입자 수가 63% 증가하는 괄목할 성장을 하고 있다"며 "유료 가입자 중 20대와 30대가 강세지만 40대도 꾸준히 늘고 있고 50대와 60대 유료 가입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CJ ENM은 드라마, 영화, 웹툰, 공연을 넘나드는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제작 생태계를 만들기로 했다. 장르나 플랫폼 구분을 넘어 융합하고 있는 제작 환경을 반영한 것이다. 강 대표는 "2016년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전문적인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 시대를 열었던 것에서 더 나아가 예능·영화·디지털·애니메이션에서도 전문화된 멀티 스튜디오 구조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CJ ENM은 경기도 파주에 있는 VFX스튜디오를 포함해 13개 동 약 21만2883㎡(축구장 32개) 규모의 미래형 스튜디오 완공을 앞두고 있고, 첨단 공연장을 포함한 테마파크 '라이브시티'도 건설 중이다.

◇OTT업계, 錢의 전쟁

이날 CJ ENM의 투자 발표로 국내 OTT 회사들의 투자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토종 OTT 업계 1위 '웨이브'의 대주주인 SK텔레콤은 지난 3월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2025년까지 웨이브 콘텐츠 제작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OTT 업계의 첫 조(兆) 단위 투자 발표였다.

이보다 1주일 전에는 또다른 OTT '시즌'을 운영하고 있는 KT도 자체 콘텐츠 제작 등을 위해 오는 2023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콘텐츠 투자를 통해 넷플릭스·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의 국내 공습에 맞서겠다는 것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국내 OTT 업체들은 압도적인 글로벌 1위 넷플릭스에 이어 월트디즈니의 OTT '디즈니플러스'까지 올 하반기 국내 상륙하는 상황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경쟁에서 밀리면 시장에서 영영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분석했다.

[그래픽] '묻고 더블로' OTT 투자 전쟁 기고자 : 신은진 기자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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