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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편의점 GS25의 경품 이벤트 포스터로 남성 혐오 논란에 휘말렸던 GS리테일이 관련 임직원을 징계했습니다. 포스터 디자인을 담당한 디자이너가 최근 징계를 받았고, 마케팅 팀장은 보직 해임을 통보받았습니다. 오프라인 부문을 총괄하던 플랫폼 BU(사업부문)장과 편의점 사업부장을 겸직하던 조윤성 사장은 편의점 사업부장 직책을 내려놓게 됐습니다.

GS리테일 측은 조 사장이 플랫폼BU장을 계속 맡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 인사가 문책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GS리테일 임직원이나 업계 관계자의 얘기는 다릅니다. 플랫폼 BU에서 가장 매출이 많고 덩치도 큰 편의점 사업부에서 물러난 건 경질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GS25의 남성 혐오 논란은 지난 1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캠핑 이벤트 포스터에서 시작됐습니다. 소시지를 잡는 집게손가락 모양이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의미이고, 포스터 아래에 그려진 달과 별 그림이 한 대학 페미니스트 동아리의 상징이란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비난 여론이 생기고 불매운동까지 하자 조윤성 사장은 지난 3일 "캠핑을 주제로 한 포스터 제작을 위해 유료 사이트에서 '캠핑' '힐링'이라는 키워드로 다운받은 이미지를 사용했다"며 "사회적 이슈가 되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사과를 했습니다. 조 사장은 이 논란이 있기 전까지 특정 커뮤니티에서만 알려진 집게손가락 모양과 별·달 그림이 뭘 의미하는지 듣지도, 보지도 못했을 겁니다.

GS25에서 시작된 남성 혐오 논란은 유통업계 전반으로 번졌습니다. 제너시스BBQ, 무신사도 홍보물에 문제가 된 손가락이 등장했단 이유로 사과를 하고 해당 이미지를 삭제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손가락 노이로제'라고 할 정도죠.

기업에서 제작한 홍보물에 젠더를 비하하거나 혐오하는 메시지가 담겼다면 처벌받아야 마땅합니다. 혐오 범죄는 중범죄니까요. 하지만 보편성을 잃어버린, 극단적인 젠더 갈등에 휘둘려 쩔쩔매는 유통업계를 보면 이들이 더 중요한 것을 놓칠까 봐 안타깝기만 합니다. 기고자 : 변희원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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