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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物相] 우후죽순 유튜브 '거짓의 城'

    김태훈 논설위원

    발행일 : 2021.06.01 / 여론/독자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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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헛소문의 성(城)을 쌓는 재료는 거짓이 아니라 사실인 경우가 많다.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터진 '피자 게이트'가 그랬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캠프의 선대본부장 이메일이 해킹으로 공개됐는데, '치즈' '피자'란 단어가 유독 많았다. '치즈 피자'는 미국에서 아동 성착취물을 뜻하는 은어다. 그러자 코밋 핑퐁이란 피자 가게 지하가 힐러리 측 정치인들의 아동 성착취 아지트란 소문도 퍼졌다. 가게 주인이 '나는 랑팡(L'Enfant·어린이)을 사랑한다'고 새긴 티셔츠를 입는다는 증거까지 더해졌다. 한 청년이 응징하겠다며 가게에 난입해 총을 난사했다. 그런데 지하실이 없었다. 티셔츠 입은 이도 '랑팡'이란 상호를 쓰는 인근 술집 주인으로 드러났다.

    ▶총을 난사한 청년은 극우 정치 유튜브의 열혈 구독자임이 밝혀졌다. 단편적 팩트를 짜깁기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채널의 신자였던 것이다. 저술가 김내훈은 책 '프로보커터'에서 이런 엉터리 유튜브 제작자들을 프로보커터(도발자)라 명명한다. '도발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란 의미다. 교통사고 현장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견인차처럼 사회적 이목을 끄는 현장을 찾아다닌다고 해서 '사이버 레커'로도 불린다.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 사건도 이런 이들의 타깃이 됐다. 손씨 사건을 다룬 유튜브 채널만 3000개가 넘는다. '반진사'(반포 한강 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란 사이트도 개설됐다. 보름 만에 회원 3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진실을 요구하지만 정작 퍼 나르는 것은 가짜 뉴스다. "여자 문제이고 분실된 휴대전화에 여자 사진 등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는 점괘가 나왔다"는 주장을 편 무속인 유튜버도 있다. 이런 동영상이 30만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다.

    ▶말도 안 되는 뉴스인데 사람들은 지갑까지 연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내 연결하는 추천 알고리즘과 '좋아요'가 돈이 되는 수익 구조가 그 바탕에 있다. 손씨 사건을 다룬 한 유튜버는 라이브 방송 한 편으로 600만원을 벌었다고 한다. 한 달간 3800만원 번 사례도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유튜브 수익'이라고 치면 '무조건 돈만 보고 유튜브 키우기' 같은 광고가 뜬다. '좋아요 50개에 월 4만원' 상품을 내건 업체도 등장했다. 보다 못했는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좋아요' 숫자를 사용자가 가릴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유튜브도 이를 채택해야 한다. 미디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사회적 책무다.
    기고자 : 김태훈 논설위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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