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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순 발표될 공기업 36곳과 준정부기관 95곳의 지난해 경영 실적 평가 결과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일부 직원의 3기 신도시 땅 투기로 물의를 빚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때문입니다. LH 직원들의 투기 행위는 잇단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이 올라 안 그래도 큰 국민 분노를 키웠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20일 "지난해 LH 경영 실적은 가장 엄하게 엄정 평가해서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점수를 깍아서 성과급을 많이 못 받도록 하겠다고 한 셈입니다.

S(탁월)와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E(아주 미흡) 등 6가지 등급 가운데 어떤 등급을 받느냐에 따라 9000여 명의 LH 직원 성과급이 달라집니다. 국민 정서를 감안하면 LH에 D(미흡)나 E(아주 미흡)를 줘야 마땅하겠지만, 사정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합니다. 땅 투기로 점수를 깎을 만한 항목의 배점이 100점 만점에 2.4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공기업 경영 평가 배점은 '경영 전략 및 리더십'(6점), '사회적 가치 구현'(24점), '업무 효율'(5점), '조직·인사·재무관리'(7점), '보수 및 복리후생관리'(8.5점) 등으로 구성되는데, 윤리경영은 '사회적 가치 구현'의 세부 항목으로, 배점이 3점입니다. 항목별로 최저점이 만점의 20%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윤리경영의 최저점은 0.6점입니다. 땅 투기 문제로 깎을 수 있는 점수가 100점 만점에 2.4점에 불과하다는 얘기입니다.

이 때문에 기획재정부 안팎에서는 "워낙 배점이 작은 항목이라 엄정 평가한다고 쳐도 B등급으로 한 단계 끌어내리는 데 그치거나 A등급이 유지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 때문에 기재부 공무원들과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의 전문가 위원들 사이에서는 리더십, 사회적 가치 구현, 조직·인사 관리 등 다른 항목에 손을 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박춘섭 공기업 평가단장(전 조달청장)과 최현전 준정부기관 평가단장(명지대 경제학부 교수)을 주축으로 한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은 오는 18일쯤 공기업 등의 경영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궁금합니다. 기고자 : 정석우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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