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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수출액도 507억달러 역대 1위… 코로나 기저효과 뛰어넘어

올해 들어 수출 관련 지표들이 역대급 기록을 써내려 가고 있다. 지난 5월 우리나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6% 늘었다. 월별 수출 증가율로는 1988년 8월(52.5%)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다. 수출액 역시 507억3000만달러(약 56조원)으로 5월 기준으로 역대 1위였다. 5월뿐 아니다. 지난 4월 수출액도 역대 4월 중 최고, 3월도 마찬가지였다. 수출액 증가율이 2개월 연속 40%대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 여파로 지난해 수출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基底) 효과'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반도체·석유화학·철강·자동차부품 등 주력 수출품의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빛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2년 만에 최대 증가

수출은 대부분 품목과 지역에서 호조를 보였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한 100억4300만달러(약 11조원)를 기록했다. 11개월 연속 증가한 수치로 201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월 수출액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보다 93.7% 늘어 14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미국·유럽연합(EU)에서 코로나로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최근 크게 개선되면서 자동차 판매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도 182.3% 증가했다.

중간재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품목인 석유화학 수출액은 94.9% 증가한 45억6500만달러(약 5조400억원)를 기록했다. 철강·섬유·가전·이차전지·일반기계 15개 주력 수출품 중 12품목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컴퓨터와 바이오는 각각 7.5%, 1.5% 증가했다.

선박은 유일하게 수출이 감소(-14.9%)했다. 조선업 특성상 2~3년 전 수주 실적이 반영된 결과로,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수주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든 주력 수출품이 증가한 것이다.

◇세계 9대 지역 수출 모두 증가

한국 제품은 어느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 각국에서 고르게 수출이 증가했다. 지난 4월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전 세계 9대 지역에서 모두 수출이 증가했는데, 이는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중 8개 지역에서는 두 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나타냈다.

대(對)중국 수출액은 22.7% 증가한 131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7개월 연속 늘었다. 산업부는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하면서 철강·석유화학·무선통신기기 등의 품목이 선전했다"고 밝혔다. 미국 수출액은 74억7000만달러로 62.8%나 증가했다. 자동차·반도체·석유제품 등 수출이 골고루 늘었다.

EU·아시아 지역 수출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EU 수출액은 62.8% 증가한 49억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내 이동 제한 완화 조치로 인한 소비 심리 개선과 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하면서 수출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아세안 수출액은 64.3% 증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제조업에 강점을 가진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기 회복의 흐름에 올라탔고, 수출 호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일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수출 전망치를 설문한 결과,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0일까지의 수출 증가율(22.5%)에 비해 크게 둔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호 한경연 경제정책팀장은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재정 지출을 줄이고 원화 강세가 심화되면 지금의 수출 호조가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연도별 5월 수출액 / 5월 주요 품목별 수출액 증감률 기고자 : 김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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