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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맛과 섬] (61) 벌교 가리맛조개탕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발행일 : 2021.06.02 / 여론/독자 A3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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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개탕이라면 으레 바지락을 떠올리고, 개조개나 동죽 정도 생각할 것 같다. 오뉴월에 정말 맛 좋은 조개탕은 가리맛조개를 듬뿍 넣고 끓인 조개탕〈사진〉이 으뜸이다. 국물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통통하고 부드러운 조갯살이 여느 조개와 비교할 수 없다. 대포리에서 뻘배에 조개를 가득 싣고 갯벌을 가로질러 뭍으로 나오는 어머니를 만났다. 아직 마르지 않은 펄이 하반신은 물론 어깨와 모자까지 잔뜩 묻어 있다. 가리맛조개를 잡기 위해 찰진 갯벌을 헤집고 다닌 흔적이다. 바닷물이 빠지기 전에 나가 네댓 시간은 작업을 했다. 허기는 빵과 미숫가루를 타서 얼린 물로 달랬다.

    이렇게 갯벌에서 뽑아낸 조개가 백합목 작두콩가리맛조개과 가리맛조개다. 강 하구 조간대(만조 해안선과 간조 해안선 사이) 펄 갯벌에 서식한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맛이 가장 좋다. 가리맛조개를 처음 본 곳은 지금은 뭍으로 변한 김제 갯벌이다. 이곳은 새만금 갯벌 중 펄 갯벌이 발달한 곳이었다. 마지막 물막이 공사가 한창인데 갯벌은 어김없이 백합만 아니라 가리맛조개도 내주었다.

    이 조개를 다시 만난 곳은 벌교 대포리와 순천 용두리 갯벌이다. 이곳은 여자만으로 습지 보호 지역과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갯벌이다. 참꼬막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제는 그 자리를 가리맛조개가 지키고 있어 더욱 애틋하다. 어민들 아픔을 아는지 가리맛조개 몸값과 맛도 참꼬막 못지않다. 초밥 재료로 인기가 높아 일본으로 수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가리맛조개는 대부분은 여자만에서 생산된다. 봄부터 여름까지 어민들은 찰진 펄 갯벌 깊은 곳에서 조개가 남긴 작은 구멍을 보고 팔을 집어넣어 뽑아낸다. 가리맛조개를 뽑는 일은 대부분 여성이다.

    가리맛조개는 구이, 국, 탕, 무침 등으로 조리한다. 재료가 내는 맛이 좋으니 조리법은 간단하다. 먼저 하루나 이틀 정도 충분하게 해감을 해야 한다. 그리고 직접 굽거나 된장국에 넣어 끓인다. 무침은 살짝 익혀 알을 꺼내 채소와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다. 으뜸은 벌교에서 지인이 점심으로 내놓은 가리맛조개탕이다. 조개를 많이 넣고 자작하게 끓인 후 청양고추나 파만 넣었다.
    기고자 :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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