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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서] "무책임한 상위 2% 종부세"

    진중언 산업부 차장

    발행일 : 2021.06.02 / 여론/독자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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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시가격 상위 2% 주택에만 세금을 물리겠다는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지난 27일 공개되자 정치권 안팎에서 날 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조세 전문가들은 "비율을 정해 과세 대상을 정하는 건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한다. 범여권 인사인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무책임하고 졸렬하다"고 비난했다.

    여당 종부세 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는 과세 대상이 명확하지 않아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종부세를 내게 될 2%라는 기준선은 집값 변동에 따라 매년 바뀔 수밖에 없다. 전국 공동주택 1420만 가구, 단독주택 417만 가구 중에서 종부세를 내야 하는 상위 2%와 과세 대상에서 빠진 2.001%를 가를 때마다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이 반복될 것이다. 비율로 세금 낼 사람을 정하다 보니 부동산 시장 침체기엔 집값이 내렸는데 전년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는 사람도 생길 수 있다.

    상위 2%를 정하는 집값 줄 세우기에 단독 명의와 부부 공동 명의를 어떻게 달리 산정하느냐도 문제다. 현재 종부세 공제 범위는 1주택자는 9억원이지만, 부부 공동 명의일 경우 각각 6억원씩 12억원이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과세 기준이 다른 것도 문제 소지가 다분하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봐도 종부세에 대한 조세 저항이 지금보다 줄어들 것 같지 않다.

    지금 적용되는 종부세 기준은 2009년 정해졌다. 당시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어지간한 강남권 30평대 아파트는 종부세와 거리가 멀었다. '압구정 현대'처럼 자타 공인 고가 주택 0.6%만 해당하는 세금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전국 3.7%(52만여 가구), 서울은 6채 중 1채꼴인 아파트 16%(41만여 가구)가 종부세 부과 대상이다.

    애당초 여당이 부동산 시장 안정이나 중산층 부담 경감 등을 치열하게 고민해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종부세 완화라는 '선심'을 썼을 때 자기편으로 새로 유입될 표(票)와 반대로 떨어져 나갈 표의 '가감 계산'에만 몰두했을 것이다. 아마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지 않았다면, 납세자 불만이 쏟아지든 말든 부동산 세제에 대해 논의조차 안 했을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집을 사서(취득세), 보유하고(재산세·종부세), 파는(양도세) 모든 세금을 올렸다. "집 한 채가 전부"라는 사람들이 재산세와 종부세에 특히 민감한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 실정(失政) 때문에 집값이 올랐고, 이를 통해 아무런 이득도 취하지 않은 1주택자가 '세금 폭탄'을 맞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 핵심은 건드리지 않고 98대2로 국민을 나누고, 2%에만 징벌적 세금을 매기겠다는 방안은 지난 4년간 숱하게 경험한 '부동산 정치'의 반복일 뿐이다.
    기고자 : 진중언 산업부 차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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