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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휴가비만 9조, 與 대선까지 30조 뿌린다

    김은중 기자

    발행일 : 2021.06.02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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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랏빚 첫 1000조 넘길듯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1일 2차 전 국민 재난위로금과 자영업자 손실 보상, 백신 유급휴가비 등 최대 30조원 규모의 현금 지원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해 보상 차원이라고 했지만, 정치권은 서울·부산시장 보선 참패로 확인된 민심 이반을 막으려는 현금 살포로 규정하고 있다. 재난지원금 문제를 선거 핵심 이슈로 부각해 효과를 봤던 2020 총선 전략의 재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30조원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면 현재 965조9000억원인 국가 채무는 1000조원에 달하게 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도 48.2%에서 50%에 근접하게 된다.

    당정은 현재 세 갈래로 현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2차 전 국민 재난위로금의 경우 1인당 재난지원금을 30만원으로 책정하면 지난해 4월과 비슷한 14조3000억원 안팎이 든다. 자영업자 손실 보상은 정부 추산 피해액이 하루 180억원으로, 여당 주장대로 지난해 영업 손실을 소급해 보상하면 연 6조600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백신 접종자에 대한 유급휴가 지원은 최소 2조5000억원에서 최대 9조2000억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추산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야 간 공감대가 있어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공식화했다. 정치권에서는 30조원이 넘는 '수퍼 추경'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여당이 대선을 위한 현금 지원을 위해 2030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1일 당 회의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피해 계층 집중 지원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안의 편성과 처리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르면 7월 말 국회에서 추경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최대 30조원의 빚을 내서 대규모 현금 지원을 하겠다는 뜻으로 그만큼 미래 세대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당정이 현재 검토하고 있는 현금 지원은 크게 세 가지다. 2차 재난위로금의 경우 지난해 4월 추경을 거쳐 14조3000억원을 지급한 전례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적어도 내년까지는 경기 반등을 위해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힘을 실었고, 이재명 경기지사 등 여당의 유력 대선 주자들도 보편 지급을 주장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익표 민주연구원장도 이날 "1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했을 때 소비 진작 효과가 매우 컸다"고 했다.

    민주당은 정부 반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자영업자 손실 보상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게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열린 입법 청문회에서 자영업자의 손실을 하루 약 180억원으로 추산했다. 민주당 주장대로 지난해 영업 손실까지 소급해 보상하면 단순 계산으로만 연 6조6000억원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여당은 백신 접종에 따른 인센티브로 국가가 백신 유급휴가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군불을 때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법안소위에서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에게 유급휴가를 주고 국가가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의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기재부 검토에 따르면, 근로자 1820만명을 대상으로 하루 7만원을 지원할 경우 1년에 약 2조5000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형평성 문제로 백신 접종 전체 인원 4400만명으로 지원을 확대하면 연 6조2000억원이 들고, 접종 당일(4시간) 및 익일 1일을 포함해 1.5일을 지원할 경우 드는 재정은 연간 3조8000억~9조2000억원으로 예측됐다.

    당정이 이같이 대규모 현금 지원에 착수한 것은 내년 3월까지 이어질 대선 국면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부동산 민심 악화와 정권 심판론에 대응하려면 집단면역과 경기 부양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차 재난위로금 지급 시기로는 올해 9월 추석 명절 전후가 검토되고 있다"고 했다. 돈 풀기에 따른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공약해 180석을 얻는 압승을 거뒀다. 또 부동산 관련 세금 증가 때문에 1분기 국세(國稅)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19조원 급증하면서 돈을 풀자는 여당 의원들 요구에도 힘이 붙었다.

    문제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나랏빚이다. 세수 증가분을 끌어오더라도 추경 규모가 커지면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국가 채무는 올해 965조9000억원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0조2000억원에서 300조원이 넘게 불었다. 2차 추경이 대규모로 편성되면 내년 나랏빚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게 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한국의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이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해 2026년 69.7%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세수가 늘면 빚을 갚아 재정 건전성을 사수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선거를 의식해 미래 세대 희생을 담보로 돈을 풀려는 모습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국가 채무에 대한 부담은 2030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국민의힘은 "현 정부는 돈 선거를 하려는 습관에 중독돼 가는 느낌"이라며 "문재인 정부 치적을 위한 빚 잔치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픽]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
    기고자 :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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