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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조리병·조교 반발에 성추행 은폐까지, 오합지졸 軍 붕괴 상태

    발행일 : 2021.06.03 / 여론/독자 A3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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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추행당한 공군 여성 부사관이 "없던 일로 하자"는 부대 측의 조직적 회유와 2차 가해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피해자는 지난 3월 초 부대 선임에게 강제 추행을 당한 뒤 바로 신고했는데도 부대 측은 가해자 조사를 미적거리며 합의 종용과 사건 덮기에 바빴다고 한다. 견디지 못한 피해자가 휴가 뒤 다른 부대로 옮겼지만 "새 부대에서도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관심 병사' 취급을 했다"고 유족은 주장했다. 군이 집단적으로 가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군은 비극 발생 후에도 쉬쉬하다 유족 청원과 언론 보도가 나오자 뒷북 수사에 나섰다. 지난 석 달간 은폐·회유·무마가 아니라 피해자 보호와 수사에 지금 호들갑의 10분의 1만 썼더라도 극단적 선택은 막았을 것이다. 2013년 성추행 피해자가 숨진 이후 군은 온갖 대책을 내놨지만 매년 1000건 이상 성(性) 관련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2일에도 공군 간부가 여군 숙소에 침입해 신체와 속옷을 불법 촬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 기강이 총체적으로 붕괴하면 어떤 대책도 먹힐 리 없다.

    지난 4년간 군대 기본인 경계 실패는 셀 수도 없고 배식마저 실패해 장병 분노를 샀다. '혹사당한다'는 조리병들이 들고일어났다. 훈련소 조교들이 "훈련병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공개 반발한 것은 지금 한국군이 군대가 아니라 오합지졸이란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장교들은 적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민원'과 싸우며 병사들 눈치를 본다고 한다. 상병이 야전 삽으로 여성 대위를 폭행하고, 만취한 남성 대위는 옷을 벗은 채 누워 잠자다 주민에게 발견됐다. 남성 부사관들이 남성 장교를 집단으로 성추행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5분 안에 비상 출격해야 하는 전투기 조종사 16명은 대기실에서 집단 술판을 벌였다.

    많은 인원이 모인 군에선 늘 사건 사고가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 이후 군은 더 이상 군대라는 말을 붙일 수도 없다. 적(敵)과 정치 이벤트 한다고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고 선언했는데 무슨 말이 필요한가. 1년 이상 수류탄 투척 훈련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훈련 같은 훈련을 한 것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할 지경이다. 이런 군이 50조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쓰며 세계에서 좋다는 무기는 다 사들이는 돈 잔치를 하고 있다. 정신이 무너진 군에는 100조원의 무기도 고철일 뿐이다.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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