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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의 News English] 마약 사범을 변호사로 만든 판사의 선택

    윤희영 편집국 에디터

    발행일 : 2021.06.03 / 여론/독자 A3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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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이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살던 마텔은 마약 함정 수사에 걸려들었다(be snared by a drug sting). 27세 고교 중퇴생(high-school dropout)인 그에겐 마약 파는 일 말고는 아무런 삶의 계획도 없던 시절이었다.

    머로라는 판사를 마주하게 됐다. 자포자기했다(give himself up to despair). 구속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에서 다시 현행범으로 붙잡혔으니(be caught red-handed) 판사로선 화장실 물 내리듯 그냥 흘려버리면 그만이었다. 최고 20년형을 받을 수도 있었다.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give him three years' probation). 한 번 기회를 더 주겠노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단서를 달았다(attach a condition to it). "마약이 아니라 좋은 제품을 파는 포천지(誌) 선정 5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마텔은 최근 16년 만에 머로 판사를 다시 만났다. 그의 나이는 이미 43세, 끝내 500대 기업 CEO가 되지 못했다.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grow up with a single mother). 유혹에 무너지고 말았다(fall to temptation). 소년 법원을 들락거리다가(bounce in and out of juvenile court) 17세에 학교를 중퇴한(drop out of school) 뒤 가출했고(run away from home), 마약과 얽혔다(be intertwined with the drug).

    집행유예 3년 동안 독학해서(study by himself) 고졸 학력 인증을 받았다. 전문대학에 지원했다. 31세 때였다. 무슨 전공을 하고 싶냐고 물었다.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자기네끼리 키득거리더니 냉난방 분야를 해보라고 했다. 뜻을 굽히지 않았다. 2년제 전문대학을 3년 만에 졸업했다.

    4년제 대학에 지원했다. 디트로이트 머시 대학교에 수업료 전액 장학금(full tuition scholarship)을 받고 들어갔다. 천신만고 끝에(after going through hell and high water) 2014년 졸업하고, 로스쿨에 또다시 전액 장학금을 받고(win a full ride) 들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전과 기록(criminal record)이 문제가 됐다. 변호사 협회에 가입하려면 인물·적성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마약 거래(drug trafficking) 전과 때문에 물거품이 될(come to nothing) 위기에 처했다. 파란만장했던 과거(checkered past)를 고백하며 정상을 참작해달라고(take into consideration the circumstances) 1200쪽 넘는 소명서를 제출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때 머로 판사가 증언을 대신하고 나섰다(testify on his behalf). 지난 16년간 마텔이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일일이 열거하며 하소연했다. 최종 승인(final approval)이 나던 순간, 마텔은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sob like a baby). 그러고 며칠 뒤 두 사람은 다시 마주 서게 됐다.

    이번엔 판사(judge)와 피고인(defendant) 신분이 아니었다. 마텔이 머로 판사 앞에서 오른손을 들고 변호사 협회 가입 선서를 하게 됐다. 머로 판사는 "내 딸을 결혼식장에 데리고 들어가는(walk my daughter down the aisle) 기분이었다"고 했다.
    기고자 : 윤희영 편집국 에디터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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