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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이솝 우화, 거리 두고 읽기

    김성신 출판평론가

    발행일 : 2021.06.03 / 특집 A3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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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지런한 개미만 대단하다고요? 예술적인 베짱이도 사회에 필요해요

    ◆이덕주·공분근 지음 l 김휘승 그림 | 출판사 내일을 여는 책 l 가격 1만5000원

    '이솝우화'로 유명한 이솝은 기원전 6세기쯤 고대 그리스에서 살았던 노예예요. 원래 이름은 아이소포스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잘하는 재주가 있었죠. 우화(寓話)는 주로 의인화한 동물이 들려주는 교훈적이고 짧은 이야기예요. 이솝의 우화는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고 있어요. 하지만 이솝우화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시대와 환경에 따라 지혜와 교훈도 변하니까요.'이솝 우화, 거리 두고 읽기'는 이솝 우화에 숨어 있는 생각할 거리를 찾아보고 새롭게 읽기를 권합니다.

    '구두쇠와 금덩이'는 평생 모은 돈을 금화로 바꿔 땅속에 묻어둔 구두쇠를 수상히 여긴 한 청년이 구두쇠 몰래 금화 자루를 훔치는 이야기예요. 구두쇠는 금화가 사라지자 절망하고 슬퍼합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평소 돈을 쓰지는 않으면서 사라졌다고 슬퍼하는 구두쇠를 안쓰럽게 여기지 않습니다. 구두쇠의 헛된 욕심을 나무라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죠. 하지만 돈을 쓰지 않고 묻어뒀다고 해서 구두쇠의 슬픔에 공감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땅속에 묻혀 있는 다른 사람 재산을 훔친 청년은 왜 책망하지 않는 걸까요? 이 책에선 돈의 사용과 가치, 돈을 둘러싼 윤리가 무엇인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있어요.

    '도망친 까마귀' 이야기에는 소년이 선물로 받아 키우는 까마귀가 나와요. 까마귀는 갑갑함을 견디지 못해 소년이 한눈판 사이 숲으로 도망쳤어요. 그런데 그만 나뭇가지에 있는 줄에 발목이 걸려 꼼짝 없이 죽게 됐지요. 이 이야기는 자기 삶에 만족하며 살아야 한다는 걸 알려주려고 해요. 하지만 자유를 찾아 떠나고 싶은 까마귀 마음도 이해할 필요가 있지요.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는 부지런한 개미와 게으른 베짱이를 보여주면서 개미만 칭찬해요. 하지만 우리 사회엔 창의적이고 예술적 감성이 풍부한 베짱이 같은 사람도 필요해요.

    '어느 잔칫날'은 큰 부자가 잔칫날에 마을 사람들을 초대해 음식을 나누자, 부잣집 개도 신이 나서 동네 친구들과 고깃덩어리와 뼈다귀를 나눠 먹습니다. 이걸 본 하인은 화가 나서 주인집 개를 대문 밖으로 던져 다치게 합니다. 동네 개들이 부잣집 개에게 다친 이유를 묻자 개는 허풍을 치며 거짓말로 상황을 둘러대요. 이 우화는 주인만 믿고 능력 없이 까불던 개가 망신을 당한다는 이야깁니다. 하지만 하인의 심술 궂은 행동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봐야 해요. 무조건 개를 혼내고 때리기보다 잘못이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배려도 필요하고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이렇게 생각하니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 같지요? 평소에도 여러 가지 관점으로 바라보는 훈련을 해보면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거예요.

    기고자 : 김성신 출판평론가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405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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