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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통치하는 동유럽 벨라루스가 자국민들이 다른 나라로 출국할 수 없도록 막는 초유의 조치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벨라루스 정부는 명목상 코로나 사태에 따른 방역의 일환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야권 인사들이 해외에 나가 반정부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속셈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정부는 이날 공무원, 항공 업계 관계자 등 일부를 제외한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사실상 출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부득이한 경우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3일 벨라루스 항공 당국이 아일랜드 국적 항공사의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켜 폴란드에 망명해 활동하던 언론인 라만 프로타세비치를 체포한 이후 시행됐다.

벨라루스에서는 루카셴코가 6선에 성공한 작년 8월 대선이 부정선거로 치러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금까지도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야권 지도자들을 체포하고 고문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선 후보였던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가 리투아니아로 피신한 것을 비롯해 야권 지도자들이 해외로 도피해 소셜 미디어나 온라인 언론을 통해 루카셴코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망명 인사들의 온라인 반정부 활동은 국제사회에서 루카셴코의 독재 통치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벨라루스 당국은 이에 대응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출국 금지 조치 외에도 벨라루스 정부는 반정부 성향 인사들의 '입'을 막기 위해 다양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정권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벨라루스 법원은 1일 반정부 온라인 매체 '투트바이'의 편집장 마리나 졸로토바에게 탈세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기소한 지 하루 만에 이 같은 중형을 선고한 것이다. 기고자 :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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