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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농협 하반기 중간·분기 배당 예고

코로나 사태 이후 금융 당국이 요구해온 은행권 배당 제한 조치가 이달 말 끝날 예정인 가운데, 만년 저평가주였던 은행주 주가가 한 단계 상승할 것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행들이 이미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시사한 만큼 주주들 사이에선 배당 확대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부족했던 배당 규모를 채우기 위해 하반기 중간·분기 배당을 예고하고 있다.

금리 인상 분위기 속에 은행주들은 지난달 일제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은행 종목으로 구성된 KRX은행지수는 최근 6개월 동안 2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1.4%)보다 높았다. 은행주 시가총액 1위인 KB금융은 3일 5만8300원으로 마감하며 연초 대비 37% 올랐다. 신한금융은 연초 대비 35% 오른 4만2600원으로 끝났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연초보다 각각 41%, 19% 오른 상태다. 경기 정상화에 따라 시장 금리가 상승세로 접어들며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것이 힘을 보탰다.

◇최대 실적에도 배당금은 축소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은행권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것에 대비한 조치였다. 이 권고안의 효력은 오는 30일까지다. 배당성향은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것이다. 배당성향이 낮으면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적다는 뜻이다.

코로나 사태에도 실적 호조를 보이며 선방했던 금융지주사들은 당시 권고안대로 배당성향을 20% 선으로 낮췄다.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조4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음에도 배당을 줄였다. 배당금은 주당 1770원으로 2019년보다 20% 줄었다. 배당성향은 6%포인트 낮아졌다.

2005년 지주 설립 이래 작년 최대 실적을 거둔 하나금융도 배당을 줄였다. 역시 배당성향을 20%로 결의해 전년 대비 5.48%포인트 줄였고 그 결과로 주당 배당금이 16%(1350원) 줄었다. 신한·우리·농협금융도 6~8.1%포인트씩 배당성향을 줄였다.

◇중간·분기 배당 카드 꺼낸 금융지주들

금융 당국의 유례없는 압박에 일제히 배당 규모를 줄였던 금융지주사들은 배당 제한이 풀릴 경우 공격적으로 배당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배당금이 줄어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서다. 마침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로 높이고, 백신 보급도 확대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걷히는 분위기다. 금융 당국의 배당성향 제한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은 적다는 전망이 크다. 은행권은 분기나 중간 배당 등으로 배당을 늘릴 채비를 하고 있다.

KB금융 윤종규 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부득이한 상황으로 배당성향을 낮춰 죄송하다"며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KB금융의 경우 정관상 중간·분기 배당이 허용돼 있다.

연말 배당만 해왔던 신한금융은 올해 주총에서 분기 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고쳤다. 우리금융의 경우 주총에서 4조원 규모의 배당가능이익을 확충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전부터 중간 배당을 해온 하나금융도 올 하반기 중간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도 실적 호조… 기대감 커져

게다가 올해 1분기 실적 호조로 수익성이 개선된 금융지주들이 주주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간·분기 배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5대 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57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9% 늘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돈 잔치 비판을 의식해 배당 규모를 확연히 늘리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주주 이익을 보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가 뛰었지만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우세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래픽] 5대 금융지주 배당 성향 추이 / 코로나에도 실적 선방한 금융사들 기고자 :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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