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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새 두 번 바뀐 '잔여백신 지침'에 난리

    김성모 기자 배준용 기자

    발행일 : 2021.06.04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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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병청 오락가락 행정 '대혼란'

    잔여 백신 예약 접종과 얀센 백신 예약 과정에서 질병관리청이 잇따라 미숙한 관리력을 노출하면서 현장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질병청은 지난 2일 "4일부터는 병·의원(위탁의료기관)에서 잔여 백신 예약 접종을 할 때 예비명단 등록 대상을 '60세 이상'으로 한정한다"고 발표했다가 이날 밤늦게 이를 뒤집었다. 9일까지는 이미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 둔 60세 미만도 잔여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한 것. 이 과정에서 이를 외부에 제대로 알리지 않아 3일 일선 병원에선 종일 문의·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민방위·예비군들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얀센 백신 접종 예약도 뒤죽박죽이었다. 질병청이 접종 의료기관이 아닌 곳을 예약 시스템에 올려놓는 바람에 해당 기관과 접종 대상자들이 입씨름을 벌이는 장면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현장 너무 모르는 탁상행정"

    방역 당국은 지난 4월 말부터 AZ 백신 예약 부도(이른바 '노쇼')가 생기면 30세 이상 희망자 누구라도 잔여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최대 12명까지 맞힐 수 있는 백신 한 바이알(병)을 한 번 개봉하면 6시간 내 다 소비해야 하는데, '노쇼'로 아까운 백신을 버리는 일을 막자는 취지였다. 이에 발 빠르게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린 30~50대는 원래 접종 순서가 아니어도 잔여 백신을 맞을 수 있었다.

    그런데 2일 방역 당국은 예고 없이 지침을 바꿨다. 기존 네이버·카카오를 통한 당일 예약은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유지하되, 4일부터 병·의원 예비명단을 통한 잔여 백신 접종은 '60세 이상'에게만 기회를 준다고 한 것이다.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 접종을 최대한 높이자는 취지였다. 그러다 이 지침을 갑작스럽게 바꿨다. 양동교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시행반장은 "4일까지 이미 예약한 (60세 미만) 대상자들을 해소하기엔 어렵다는 의견이 있어서 유예 기간을 두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선 병·의원 혼란은 극심했다. 전주 한 병원에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60세 미만 예악자 분들께 병원 직원들이 욕 먹어가며 취소 전화를 다 돌렸는데, 다음 날엔 9일까지 유예 기간을 둔다는 뉴스가 나와 직원들이 울상이 됐다"고 했다.

    ◇얀센도 행정 실수 오락가락

    이 같은 질병청의 오락가락 행정 난맥상은 얀센 백신 접종 과정에서도 벌어졌다. 지난 1일 얀센 백신 예약 당시 질병청이 얀센 접종의료기관이 아닌 의료기관을 접종 가능 기관으로 등록하는 행정 실수를 하면서 예비군·민방위 대원들 기존 예약이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 성북구 한 병원은 앞서 얀센 백신 접종 기관에 신청하지 않았지만, 질병청이 예약 시스템에 이 병원을 접종 가능 기관으로 등록해 140여 명이 얀센 백신 접종을 예약했다. 병원 측은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해 예약자들에게 "우리는 얀센 접종의료기관이 아니라 접종이 불가하다"고 통보했으나, 이후 예약자들 항의가 계속돼 결국 질병청으로부터 얀센 백신을 공급받아 예약자들을 접종하기로 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일부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등이 "예약한 의료기관이 얀센 백신을 접종할 수 없다고 취소 통보를 해왔다"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질병청은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양동교 접종시행반장은 "얀센 백신 접종 계획이 급박하게 추진되면서 얀센 접종에 참여 의사를 보였다가 취소한 의료기관 등이 있어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의료 현장과 소통하려는 노력 없는 탁상행정, 병·의원을 마치 자신들 산하 조직처럼 부리는 듯한 태도에 현장 불만은 물론 국민 혼란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성모 기자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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