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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준 뒤 영상 삭제 요청한 이용구 "대가 아니다"… 법조계 "궤변"

    이정구 기자

    발행일 : 2021.06.04 / 종합 A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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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 "폭행 사실, 변명 여지 없다"
    경찰 '정차 중 벌어진 일' 해명… 李의 입장문과 대부분 달라

    이용구 전 법무차관은 택시 기사를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다음 날인 3일 입장문을 내고 "폭행 사실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폭행이 일어난 지 한 달 뒤인 작년 12월, 본지의 확인 요청에 "무슨 소리신지" 했던 이 전 차관은 6개월 만에 폭행은 물론, 택시 기사에게 '(운전 중이 아니라 정차 중에) 뒷문을 열고 깨운 것으로 해달라'고 허위 진술을 요구한 의혹 등 상당 부분을 시인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 전 차관이 지난달 낸 사표를 수리했다.

    하지만 이날 이 전 차관의 입장문을 놓고 법조계에선 "결과적으로 이전 해명이 거짓말이라고 인정해버린 격"이란 말이 나왔다. 이 전 차관은 택시 기사에게 폭행 동영상 삭제를 요청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영상이 제3자에게 전달·유포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며 (블랙박스의) 원본 영상을 지워달라는 뜻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행 사건 이틀 뒤인 작년 11월 8일 택시 기사를 만나 그런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 전 차관이 일찌감치 동영상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그는 지난 1월 '이 차관이 영상 삭제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입장문을 내고 "A씨 진술 내용으로 진위 공방을 벌이는 것은 공직자가 취할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한 법조인은 "법무차관이라는 분이 마치 의혹과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사실상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차관은 이날 '합의금 1000만원'에 대해 "일반적 수준보다 많은 금액이었고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던 시기였기 때문"이라면서도 영상 삭제 요구에 대한 '대가 성격'은 아니라고 했다. 검찰의 한 중간 간부는 "앞뒤가 모순되는 궤변"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차관의 입장문으로 경찰도 곤란해졌다. 올해 초 경찰 수뇌부는 이 전 차관을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으로 입건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일관되게 '정차(停車) 중 벌어진 일'이란 논리로 방어했다. 그러나 이 전 차관의 이날 '시인'으로 당시 경찰 해명은 대부분 사실과 어긋나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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