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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주폭(酒暴) 법무차관' 6개월 뭉개다 사표 수리

    김아진 기자

    발행일 : 2021.06.04 / 종합 A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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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찍어내려 임명했나

    문재인 대통령은 3일 택시 기사를 폭행해 수사받고 있는 이용구 법무차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작년 12월 임명한 지 6개월여 만이다. 이 전 차관 폭행 사건은 임명 직후 불거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인사 검증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비판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를 위해 이 전 차관을 임명했다는 비판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 전 차관 사표를 수리하면서도 사과뿐 아니라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야권에서는 "청와대가 윤석열 찍어내기를 위해 이 전 차관이 폭행범인 것을 알고도 뭉갰다"며 "이 전 차관을 추천·검증한 인사 라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당시 인사 책임자였던 김외숙 인사수석과 검찰 업무를 담당하는 이광철 민정비서관은 최근 청와대 인사에서 유임됐다.

    문 대통령은 작년 12월 2일 이 전 차관을 임명했다. 전임이었던 고기영 차관이 사실상 윤 총장 징계에 반발해 사퇴한 지 하루 만에 후임자를 정한 것이었다. 윤 총장 징계위가 열리기 직전, 징계위 구성원이었던 고 차관이 사퇴하면서 징계위 무산 가능성도 나왔지만, 대통령이 '초고속 인사'를 하면서 윤 총장 징계의 절차적 문제를 해결해준 셈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문 대통령을 찾아가 후임 차관 인선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강남 아파트 두 채를 갖고 있던 이 전 차관을 밀어붙인 것을 보면 청와대가 얼마나 다급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전 차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조국 전 장관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으며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도 참여한 친여권 인사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 징계위 운영은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이 전 차관이 참여한 징계위는 며칠 뒤인 12월 16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게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후 이 전 차관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은 12월 19일 본지 보도로 알려졌다. 변호사 신분이던 이 전 차관은 임명 한 달 전인 11월 초 늦은 밤 술에 취해 택시 기사를 폭행했고, 현장에는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은 택시 기사가 '처벌 불원서'를 제출해 내사 종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차관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다가 보도가 나온 지 이틀 만에 "개인적인 일로 대단히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도덕적 문제를 넘어 법적 문제가 불거졌지만 청와대는 이 전 차관 문제에 침묵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자다가 깨우면 상황 판단이 안 돼서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며 두둔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권 관계자들은 "이 정도 사안이면 당시 이 전 차관의 인사 검증을 담당했던 청와대 인사 및 민정 라인에 보고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통상 이런 사건은 경찰이 정보 라인을 통해 상부 조직에 이어 청와대에 보고한다. 실제 당시 사건을 인계한 서초경찰서는 서울경찰청에 3차례나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폭행 사건 당시 이 전 차관은 직전까지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낸 현 정권 실세였고 공수처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었다. 만약 청와대가 이 사실을 알면서도 이 전 차관을 밀어붙인 것이라면 졸속·부실 검증인 셈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참모진 개편 때에도 이 전 차관 인사에 관여한 김외숙 인사수석과 이광철 민정비서관 등 핵심 관계자를 교체하지 않았다. 특히 이 비서관은 이 전 차관도 연루된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금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청와대는 이 전 차관 사표를 수리한 3일에도 이 전 차관과 관련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그래픽] 이용구 법무차관 임명 당시 여권 반응
    기고자 :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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