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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PD의 방송 이야기] 트렌드·작품성·시청률의 조화

    김진호 SBS 예능본부 PD

    발행일 : 2021.06.05 / 사람 A2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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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출하던 프로그램이 휴지기를 맞아 새로운 기획을 고민해보라는 명을 받았다. 서태지마저 은퇴로 내몰았던(?), PD라면 감내해야 할 '창작의 고통' 시간이다.

    기획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먼저 출연자의 아이덴티티와 기획 의도 간 '조화'다. '도시어부'는 이경규와 이덕화가 낚시광이라는 공통분모에서 시작했다. 두 사람이 진정성을 갖고 임했기에 시즌3까지 순항 중이다. '미우새'는 '노총각'(?) 출연자들의 짠한 라이프가 공감대를 얻으며 대박을 쳤다. 음식 쪽 예는 더 많다. 백종원 대표는 외식업 경험을 살려 레시피 전수, 식문화 다큐멘터리, 설루션 프로그램까지 종횡무진 활약 중이고, '맛있는 녀석들'은 먹어본 자들의 먹팁과 먹방으로, '식객' 허영만 화백은 '백반기행'으로 팔도 맛집을 소개 중이다.

    또 다른 방법은 트렌디한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다. 한 증권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GDP별 유행 방송 콘텐츠는 1만달러까지 사회 풍자와 콩트 장르가, 2만달러까지 시트콤, 게임, 연예인 위주 콘텐츠가, 2만달러가 넘으면서부터는 체험형, 요리 등 취미 생활, 지역 및 세계화 소재가 인기라고 한다. 이미 GDP 3만달러를 넘어선 우리나라도 예능 소재가 다양해졌다. 최근엔 집, 인테리어, 재테크 관련 내용이 인기고,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핫한 장르는 '강철부대' 같은 군 서바이벌 콘텐츠다. 유튜브 골프 영상도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여러 방송사가 골프 예능을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PD의 전문성을 살리는 방법이다. 대표적 스타 PD들도 잘하는 장르에 집중한다. 인간의 따뜻한 감성을 담아내는 나영석 PD와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김태호 PD는 그들이 만든 세계관 안에서 변주를 주며 15년 가까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회사 선배들만 봐도 'X맨' 제작진이 '패밀리가 떴다'와 '런닝맨'을 연출했고, 'K-pop스타' 제작진은 새 오디션 프로그램 '라우드'의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마음 같아선 출연자와 내 적성에도 맞고, 트렌디하기까지 하며, 작품성과 시청률을 두루 갖춘 기획을 하고 싶다. 과정은 지난할 것이고, 결과도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힘들게 만든 콘텐츠가 사랑을 받으면 창작자에게 그만큼 큰 기쁨은 없다. 과거의 서태지도 그래서(?) 대중 앞에 돌아온 게 아닐까?
    기고자 : 김진호 SBS 예능본부 PD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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