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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코너] 요즘 직장인 최대 화제는 백신

    이영관 기자 김윤주 기자

    발행일 : 2021.06.05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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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부장 "희망고문"
    30대 대리 "바이든 만세"
    20대 신입 "때 되면 맞고"

    "바이든 만세."

    지난 1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제조 기업에 다니는 염모(40) 차장은 친구들과의 카카오톡 단체방에 이렇게 쳐 넣었다. 미국의 원조로 한국의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대원에게 선착순 제공되는 얀센 코로나 백신 예약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염 차장은 "잔여 백신을 찾다가 포기한 상태였는데 한마디로 땡 잡은 기분"이라고 했다. 그가 속한 부서원 7명 중 3040 남자 직원 3명이 '얀센 예약'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던 여직원들은 "부럽다"고 했다. 최근 잔여 백신을 노리고 있는 50대 부장은 부러운 듯 부원들에게 "백신 휴가 잘 다녀오라"고 했다.

    최근 직장가 최대 화두(話頭)는 '백신'이다. 잔여 백신(아스트라제네카)을 맞기 위한 '클릭 전쟁'에 나선 4050 차·부장과 임원, 민방위 간 '얀센 쟁탈전'을 벌인 3040 대리·과장, 백신 부작용 우려로 접종 후순위인 '백신 무관심' 20대 신입 사원이 한 사무실에 공존한다. 주식·코인(가상 화폐) 광풍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간 요즘 사무실엔 컴퓨터 화면 한쪽에 '잔여 백신 신청' 창을 띄워놓고 수시로 화면을 새로고침 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워낙 경쟁이 치열해 "희망 고문" "아이돌 콘서트 표 끊는 수준"이란 말이 나온다.

    '백신 동상이몽(同牀異夢)'도 벌어진다. 젊은 직원들은 '백신 휴가'에 열광한다. 직장인들의 백신 예약 선호일은 '월·화·수'보다 '목·금'이라고 한다. 한 대기업의 30대 직원은 "그쯤 맞아야 휴가에 주말까지 붙여 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상사들은 미뤄왔던 회식과 재택근무 단축 얘기를 슬슬 입에 올린다. 7월부터 백신 접종자는 사적(私的) 모임을 할 때 인원 수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접종자 4명에 접종자 1명이 추가로 끼어도 '5인 이상 집합 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서울 종로구 소재 외국계 은행의 조모(52) 상무는 "관리자 입장에서 그간 얼굴을 보지 못하고 지시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백신 접종 이후 재택근무 비율이 좀 줄어들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젊은 직장인들은 "그간 억지로 회식에 안 가서 좋았는데, 밤늦게까지 술 마시는 문화가 살아날까 걱정"이라고 말한다.

    백신에 가장 무관심한 이들은 20대다. 애초에 부작용 우려로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을 못 맞는 데다, 건강에 대한 자신감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의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모(29) 사원은 "회사에서 '각자 백신을 최대한 맞으라'는 독려 공지가 나왔지만 20대라 방법이 없다"고 했다. 한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오모(26)씨는 "코로나가 치명적으로 느껴지지 않아서 그런지 6월에 맞으나 12월에 맞으나 거기서 거기"라고 했다.
    기고자 : 이영관 기자 김윤주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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