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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기업(5인 이상 50인 미만)들 '주52시간 시행' 7월이 두렵다

    송혜진 기자

    발행일 : 2021.06.07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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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업 못해 월급 줄어 직원 떠나고 코로나로 외국인근로자 못구해
    소수멤버로 밤낮없이 제품·기술개발했는데… 스타트업들도 비상

    건축 단열재용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충북 진천의 한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제품 성형 기계 4대 중 2대가 멈춰 서 있었다. 이 공장은 장마 시작 전 5~6월이 연중 최대 성수기다. 이때 야간작업까지 하며 납기를 맞춰야 여름·겨울 비수기를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일할 사람이 없어 기계를 세운 것이다.

    연매출 160억원 남짓인 이 회사엔 작년만 해도 직원 45명이 근무했다. 지금은 30명이 채 안 된다. 업체 대표 이모(69)씨는 "7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하면 잔업을 못해 월급이 줄어들게 뻔하니, 일 좀 한다는 직원들이 대부분 떠났다"고 했다. 예년 이맘때면 직원 40여 명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을 하고 교대로 4~5명은 남아 밤 11시까지 야간작업을 했다. 지금은 사람이 모자라 2명 정도만 남아 밤 10시까지 근무를 한다. 하지만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면 현재 인력으론 야간 근무가 불가능하다. 이 대표는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려면 최소 10명은 더 뽑아 2교대로 돌려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적자를 피할 길이 없다"고 했다. 회사는 작년·재작년의 경우 적자를 면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주 52시간제가 전면 시행된다. 여기에 해당하는 사업장이 80만2000개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7월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하며 5~49인 사업장에는 3년간의 유예기간을 줬다. 하지만 유예기간 동안 상황은 더 악화했다는 게 중소·벤처기업의 지적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다 최근엔 코로나 여파로 외국인 근로자마저 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초기 스타트업들도 비상이다. 소수의 멤버들이 밤낮없이 제품·기술을 개발하고 성공하면 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리는 실리콘밸리식 성공 방정식이 흔들리는 것이다. 한 중소 게임업체 대표는 "게임 출시가 임박하면 개발자들은 항시 대기할 수밖에 없는데, 결국 주 52시간제 때문에 신작 출시를 포기했다"며 "근무 시간을 제한하면 자본력이 달리는 중소 벤처는 엔씨소프트나 넥슨 같은 거대 게임업체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기사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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