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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 신한은행 IPS본부 부부장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저성장·저물가에 너무 오랫동안 깊이 박혀 있던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시장에 엄청난 유동성을 주입하고 있습니다. 몇 차례의 덜컹거림도 존재하겠지만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전 세계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저성장·저물가 국면 탈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유튜브 등에서 '금융 천재'란 별명으로 불리는 투자·금융전문가 오건영<사진> 신한은행 IPS(투자상품)본부 부부장은 지난 3일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금융위기 이후 10여년간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고성장·고물가 국면으로 향후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능성을 반영한 투자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경제 유튜브 게스트로 나와 누적 조회 수 550만을 넘긴 오 부부장은 친절한 설명, 적확한 비유로 인기가 높다. 코로나 이후 투자 전략 수립 방법을 담은 책 '부의 시나리오'를 7일 낸다. 그는 코로나 충격 방어를 위해 각국 중앙은행·정부가 도입한 막대한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가 뜨겁게 달아올랐던 지난 1년여의 '특수 상황'이 조만간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고 보았다. 거시 경제 환경이 바뀔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의 '빅픽처'를 고려하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가 낸 책의 부제는 '불확실성을 기회로 만드는 4가지 투자 전략'이다. 그는 거시를 읽는 두 가지 잣대로 성장과 물가를 제시하고 시장 환경을 크게 네 개 경우의 수로 분류했다. 저성장·저물가, 저성장·고물가, 고성장·저물가, 고성장·고물가 등이다. 각각의 상황에 따라 유망하거나 위험한 투자 자산은 다르다. 예컨대 저성장·저물가 시대엔 채권은 유망하지만 주식과 원자재는 좋지 않다. 반면 고성장·고물가 때는 주식, 성장의 '재료' 격인 원자재 가격은 올라가지만 채권은 불안하다. 오 부부장은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는 계속 막대한 부채가 야기한 저성장·저물가 국면에 머물러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최근 증시·원자재 등의 모든 자산의 가격이 급격히 오른 이유는 연준이 과감하게 유동성을 공급한 효과이지 강한 성장, 즉 경제 펀더멘털의 뚜렷한 개선에 의해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연준과 미 재무부가 공조하는 저성장·저물가 탈출 전략이 중장기적으로는 효과를 보리라고 내다봤다. 경기 과열 우려가 때때로 제기되지만 전 연준 의장으로 경험이 굵은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중심을 잡고 지속적인 경기 부양을 추구하리라고 전망했다.

고성장·고물가 국면에서 유망한 자산으로 그는 주식, 그중에서도 금리가 올라갈 때 상대적으로 가격이 많이 오르는 가치주와 경기 성장 과정에서 수요가 많아지는 원자재 등을 꼽았다. 지난 10년 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신흥국 시장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오 부부장은 "막대한 돈을 투입하고 지속적인 초과 수요를 유발하는 고압경제를 통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는 고성장·고물가라는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다만 워낙 깊었던 저성장·저물가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몇 차례 마찰적인 시장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보험' 격인 금과 달러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10% 정도는 보유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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