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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58) 백신 망설임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발행일 : 2021.06.08 / 여론/독자 A3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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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경우에 따라 비논리적 결정을 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확증 편향'이다. 정치 영역에서 잘 일어나는 오류인데 자기가 지지하는 주장을 더 잘 받아들이거나 좋아하는 후보의 당선을 확신하는 경향이다.

    챔피언 편향(champion bias)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에 대한 평판을 과신할 때 그 정보도 함께 과신하게 되는 경향을 말한다. 경험 편향은 그 챔피언이 스스로가 되는 경우다. 내 경험을 과신해 결정에 있어 오류를 범하게 한다. 우리 내면엔 세상을 좋게 바꿀 영웅적 리더에 대한 욕구가 존재한다. 그러나 요즘처럼 복잡한 사회 변화 속에 다양한 욕구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단독으로 완벽한 결정이 가능한 한 명의 리더를 기대하는 것은 허상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정상적인 리더라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참모를 곁에 두어 결정 오류를 최소화하고 합리적 결정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왜 이런 편향적 사고가 우리에게 존재할까. 편향적 성향이 위험한 일에 대해 더 모험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어 우리 유전자 안에 남아 있다고 설명한다. 운이 따르면 대박이지만 확률적으로는 실패로 끝나기 쉽다.

    편향적 사고는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백신 망설임(vaccine hesitancy)에도 영향을 미친다. 백신 망설임은 백신 서비스가 준비되어 있는데도 접종을 지연하거나 거부하는 심리를 이야기한다. 백신 망설임은 이번 코로나 팬데믹만의 특별한 이슈가 아닌 세계보건기구가 이전부터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 요인 중 하나로 꼽을 정도로 일반적인 현상이다. 코로나 팬데믹 또는 백신 관련 여러 음모론이 존재한다. 논리적 개연성이 떨어져도 스토리 텔링은 우리의 편향적 사고와 결합해 논리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백신 망설임으로 접종을 주저하는 가족이나 지인을 설득할 때 시작은 열린 질문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백신 접종을 꺼리게 하는 주된 이유는 무엇인지요'란 질문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망설임 안에는 불신이 있고 공포나 불안이 함께 존재한다. 그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는 편향적 사고와 연관된 잘못된 정보에 대해 올바른 정보 제공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논쟁은 금물이다. 심리적 저항을 더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저항이 심해 논쟁으로 갈 것 같으면 일단은 거기서 멈추는 것이 좋고 수일 후 다시 열린 소통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효과적이다.

    백신에 관한 한 설명이 인상적이다.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안전 운전이라면 백신은 안전벨트라는 것이다. 안전벨트는 꼭 매야 한다.
    기고자 :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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