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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힘든 삶, 65~69세 절반 "생계 위해 일해"

    김성모 기자 김민정 기자

    발행일 : 2021.06.08 / 종합 A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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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2020 노인실태 조사

    "물건 옮길 때마다 팔목이 시큰거리는 나이지만 어쩌겠어요. 앞으로 여든·아흔 살까지 살지 어쩔지 모르는데 애들만 바라보며 살 수도 없고…."

    김옥순(가명·65)씨는 요즘도 주말이면 하루 7시간씩 동네 편의점에 나가 아르바이트를 한다. 대출금 상환도 하고, 생활비 마련도 하려면 일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전체 인구 15.7%(812만5000명·2020년 기준)가 65세 이상 노인인 고령사회 시대. 스마트폰과 SNS 소통도 자유자재인 '젊은 노인(YOLD·young과 old의 합성어)'이 늘어난 가운데, 김씨처럼 나이 들어서까지도 생계비 걱정에 일손 놓을 수 없는 고령층도 역대 최고치에 이르렀다. 신(新)노년층의 명암(明暗)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65~69세 절반이 일터로 내몰려

    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연령층 경제활동 참여율은 2008년 30.0%, 2017년 30.9%에서 2020년 36.9%로 해마다 늘고 있다. 65~69세 연령층만 보면, 경제활동 참여율이 2008년 39.9%에서 2020년 55.1%로 뛰었다. 2008년 첫 조사 이래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노인층의 경제활동 이유는 생계비 마련이란 답이 73.9%에 달했다. 생계 때문에 생업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노인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작년 3~9월 전국 1만97명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노인 개인 소득의 증가세는 가팔랐다. 2020년 조사에서 노인 연간 소득은 1558만원으로, 2008년(700만원)과 비교하면 배 이상 늘었다. 다만 노인 소득 가운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기초생활보장 급여 등을 아우르는 '공적 이전소득' 비율(2020년 기준)은 27.5%로, OECD 평균(57.1%)이나 독일(70.6%), 일본(49.2%), 미국(41.4%) 등에 견줘 아직 낮은 상태란 게 정부 설명이다.

    ◇나이 많다고 노인? "나는 스마트 세대"

    정보화 기기 활용에 익숙해지는 고령층도 느는 추세다. 박모(85) 할아버지의 요리 비결은 '쿠팡'과 '유튜브'다. 2년 전 상처(喪妻) 후 끼니 해결을 걱정하던 박씨는 쿠팡과 같은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를 통해 먹거리를 쇼핑하고, 유튜브로 요리법을 배워 사골국까지 끓여 먹는다.

    이번 조사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노인은 56.4%로 2011년 0.4%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SNS를 한다는 65~69세 연령층은 40.8%로 디지털 세상이 더는 젊은 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끼는 노인도 늘었다.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는 응답을 한 고령층은 2008년 24.4%에서 2020년 49.3%까지 증가했다. 현재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활동으로 취미나 여가 활동을 꼽는 고령층 비율은 37.7%로, 경제활동(25.4%)·친목 활동(19.3%)보다 높았다. 노인 단독 가구는 2008년 66.8%에서 2020년 78.2%로 증가한 반면, 자녀와 동거 가구는 계속 줄고 있는 추세(2008년 27.6%→2020년 20.1%)란 점도 확인됐다. 자녀와의 동거를 희망하는 비율은 2008년 32.5%에서 2020년 12.8%로 떨어졌다.

    '좋은 죽음(웰다잉)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이란 답변(90.6%·복수 응답)이 가장 많았고, 노인의 86.5%는 무의미한 연명의료도 반대한다고 조사됐다.

    이윤경 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장은 "경제, 건강, 가족 관계 등에 있어서 노인층의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특성이 강해지고 있다"며 "다만 75세를 기점으로 더 연세가 많은 어르신에 대해선 돌봄·경제 지원 등과 같은 세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 일하는 노인 늘고 / 노인끼리 사는 가구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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