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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事一言] 'K 판타지'에 빠진 세계

    장세희 CJ ENM 해외콘텐츠 마케팅팀장

    발행일 : 2021.06.09 / 문화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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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이하 '멸망')는 해외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여주인공 '동경'과 '멸망'이라는 초인적 존재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스. 해외 150여국에 사전 판매된 덕에 미주·유럽 지역 OTT(동영상 플랫폼)인 비키(Viki), 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인도네시아를 커버하는 동남아시아 최대 OTT 뷰(Viu) 등에서 한국과 똑같이 방송되고 있다.

    해외 동영상 OTT 업체의 유튜브 채널은 '멸망' 사진으로 도배되다시피 했고, 해외 마케팅 행사에선 한국에서보다 더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이들이 거리낌 없이 '멸망'을 선택한 것은 이미 한국형 '판타지 로맨스'가 하나의 대세 장르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해외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도깨비'나 '호텔 델루나' 같은 드라마 이후 한국형 판타지 로맨스에 대한 팬덤이 형성됐다"고 말한다.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도깨비'(2017)나 도시에 정착한 남자 구미호와 그를 쫓는 여자 프로듀서의 로맨스를 담은 '구미호뎐'(2020) 등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캐릭터를 앞세운 드라마들이 흥행한 것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초현실적 소재와 세계관을 기반으로 재미를 전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서로 다른 세계에 놓인 남녀 주인공의 특별한 로맨스라는 요소가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멸망' 역시 다른 차원의 존재인 남자 주인공과의 치명적 로맨스라는 점에서 한국형 판타지의 문법을 따르고 있다. 여기에 영어 제목('Doom at your service')에서 멸망을 의미하는 단어 '둠(Doom)'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주효했다. 이를 통해 도깨비나 구미호보다 훨씬 강력한,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초인적 힘을 가진 초월적 존재와 나누는 로맨스로 진화한 것이다. 언젠가 미국 마블 캐릭터 못지않은 한국형 판타지 로맨스 주인공들이 나오는 블록버스터급 드라마가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해본다.
    기고자 : 장세희 CJ ENM 해외콘텐츠 마케팅팀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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