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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맛과 섬] (62) 거제 조개탕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발행일 : 2021.06.09 / 여론/독자 A3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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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시원하다." 사내 두 명이 큰 대접을 들고 흡입하듯 국물을 마신 후 나가면서 하는 소리다. 어제 진하게 한잔한 얼굴이다. 그들이 마신 국물은 큰 조개 댓 개와 작은 조개 서너 개 들어 있는 맑은 조개탕〈사진〉이다. 큰 조개는 개조개, 작은 조개는 바지락이다. 개조개는 잠수부가 10m 이상 물속에서 채취해온다. 일 년 내내 채취하지만 지금이 살도 차고 맛도 좋을 때다. 거제시 장목면 장목항에 있는 잠수기수협에서는 오후 4시면 개조개 경매가 이루어진다.

    그곳 선창에 허름한 조개탕집은 주민들이 즐겨 가는 집이다. 반찬은 단순하다. 이번에는 톳무침, 감자조림, 배추물김치, 돌나물물김치, 부추전이다. 지난번에는 국물을 자작하게 잡고 모자반과 살짝 삶은 콩나물을 무쳐 넣은 몰설치국을 내놓았다. 조개탕에 만족하니 반찬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개조개는 거제와 통영뿐만 아니라 여수와 태안 등에도 서식한다. 그럼에도 장목리 개조개를 꼽는 것은 그곳이 잠수기어업이 가장 활발한 까닭이다. 그렇지 않으면 물이 많이 빠지는 영등철에 구경하는 귀한 조개다. 선창에는 뱃머리를 노랗게 칠한 잠수기 어선이 줄지어 있다. 멀리서 봐도 잠수기 어선은 금방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조치이다. 그만큼 불법으로 깊은 바다에 사는 조개를 약탈해가는 어선이 많다.

    잠수부는 어선에서 공기압축기를 통해 호스로 공급하는 산소를 받아 물속에서 오랜 시간 조업한다. 흔히 '머구리'라고 부른다. 채취하는 조개는 대합조개, 개조개, 키조개, 왕우럭조개 등이다. 잠수기어업은 배를 운전하는 선장, 잠수부를 돕는 선원, 잠수부 등 3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옛날에는 잠수부, 기관장, 식사를 준비하는 화장, 잠수부를 돕는 선원, 잠수부를 따라 노를 젓는 사공 등 다섯 명으로 구성되었다. 거제나 통영에서 조개라 칭하는 것은 개조개를 말한다. 식당 차림표에도 '조개탕'이라 적혀 있다. 사내들이 감탄한 시원한 국물은 개조개와 함께 바지락을 꼭 넣어야 한다. 조개탕집 안주인이 알려준 비법이다.
    기고자 :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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