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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의 첫마디 "위대한 선수, 유상철이 떠났구나"

    정병선 기자 이영빈 기자

    발행일 : 2021.06.09 / 스포츠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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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이 된 유상철, 별들이 추모하다

    2019년 췌장암 4기를 진단받은 뒤, 약 2년간 투병하다 7일 세상을 떠난 유상철(50)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국가대표 시절 등 번호 6번을 달았다. 6번은 보통 중원 맨 뒤에서 공격과 수비를 이어주는 선수에게 주어지는 번호다. 화려하지 않아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묵묵히 뛰면서도 모두에게 신뢰받는 미드필더가 6번을 받는다. 유상철 감독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등 번호다.

    9일 열리는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과 스리랑카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경기에서는 유 전 감독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진행된다. 유 전 감독과 가장 잘 어울리는 6번을 통해 애도의 깊이를 더한다. 관중석에 국화꽃 66송이를 부착한 현수막을 놓고, 경기 시작 후 6분 동안 응원도 하지 않는다. 출전 선수들은 검은 암밴드를 착용하고, 벤치에 있는 코칭스태프도 검은 리본을 달 예정이다.

    ◇"이런 사람이 돼야겠다"

    7~8일 각지에서 추모가 쏟아졌다. 특이한 건 어떤 사이였는지에 따라 유 전 감독에 대한 설명이 달랐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라는 설명이 들어가고, 벌써 그의 빈자리를 그립다고 말하는 것은 모두가 똑같았다. 같이 뛰던 동료들은 유상철 전 감독을 '한국 축구를 발전시킨 사람'이라고 추억했다. 7~8일 빈소에는 황선홍, 최용수, 김남일 등 2002 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했던 스타들이 밤새 다녀갔다.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해줘야 할 몫이 많은 친구인데…"라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황선홍 전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도 "그 누구보다 한국 축구에 큰 공헌을 했다"고 했다.

    후배들 추모에는 유 전 감독을 귀감으로 여겼다는 내용이 꼭 들어갔다. 빈소를 찾은 이천수는 "젊었을 때는 정말 멋있는 선배님이었고, 감독으로서도 참 멋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000년 일본 프로축구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서 같이 뛰었던 이시카와 나오히로는 "내 데뷔 시즌에 만났던 유상철 선수, 강하고 현명한 데다 경기장 밖에서도 친절해 '이런 프로 선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본인 소셜미디어에 썼다.

    특히 일곱 살 때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감독과 제자로 만났던 올림픽 대표팀의 이강인(스페인 발렌시아CF)은 하늘의 유상철 전 감독에게 보내는 짧은 편지를 썼다. 이강인은 그를 '축구 인생의 첫 스승'이라고 칭하며 "(제가)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게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입니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했다.

    ◇늘 축구에 진심이었다

    선수 시절 그를 지도했던 감독과 코치는 '경기장에서 투혼을 불사르던 선수'로 기억했다. 2002 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거스 히딩크 현 퀴라소 대표팀 감독은 본지에 '위대한 선수가 떠났다(Great character passed away)'로 시작하는 애도의 글을 메신저를 통해 보내왔다. 그는 "유상철은 불굴의 투지를 보여준 위대한 축구 선수였고, 세계 축구 팬들에게 감동을 준 선수였다"며 "그를 기억하고 영원히 추억하겠다"고 했다. 2002 월드컵 코치로 있었던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도 "유상철은 항상 투지를 불사르던 선수였다"며 "투병 중이라 늘 마음 쓰였는데, 이제는 편히 쉬길 바란다"고 했다.

    전 세계가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7일 오후 월드컵 공식 계정에 유 전 감독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한번 월드컵 영웅은 언제나 월드컵 영웅"이라고 했다. 영국, 일본 등 세계의 언론들이 그의 별세 소식을 보도하며 안타까워했고, 손흥민이 뛰는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한국 계정도 "영웅 유상철 감독이 향년 50세의 나이로 별이 되었다"고 애도했다. 그의 마지막 길에는 축구인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9일 대한축구협회는 유 전 감독의 장례를 '축구인장(葬)'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2016년 급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이광종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의 장례가 축구인장으로 치러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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