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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박범계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조직개편안' 공식 거부

    김은정 기자 이정구 기자

    발행일 : 2021.06.09 / 사회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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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관 허락 받고 하는 수사, 중립성 훼손"… 金총장 승인하에 발표

    '일선 검찰 형사부의 직접 수사 기능 박탈'을 골자로 한 법무부의 검찰 조직개편안에 대해 대검찰청이 8일 강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날 대검은 언론에 배포한 '조직개편안에 대한 대검 입장'이란 제목의 684자(字) 입장문에서 '박범계 장관식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한 박탈)'으로 불리는 법무부의 조직개편안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대검은 전국의 지청(支廳) 25곳이 부패를 인지해 수사를 개시하려면 검찰총장 요청과 법무장관 승인을 받도록 하는 규정에 대해 "장관 승인 부분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등의 여러 문제가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검은 또 "일선 청 형사부의 직접 수사를 직제로 제한하는 것은 그동안 공들여 추진해 온 형사부 전문화 등의 방향과 배치될 수 있고 국민들이 민생과 직결된 범죄에 대해 검찰이 직접 수사해주길 바라더라도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할 수 없는 공백이 발생한다"고 반대했다.

    대검은 "부산지검에 반부패수사부를 신설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했다. 앞서 2019년 10월 조국 당시 법무장관이 특수부의 명칭을 반부패수사부로 바꾼 이후 서울·대구·광주를 제외하고 전국의 특수부는 모두 폐지됐다. 이른바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이뤄진 이 조치에 대해 대검이 반기를 든 것이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지난 7일 오후, 1시간 15분가량 대검 부장회의를 갖고 '수용 거부'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앞서 지난달 31일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일선 검찰청의 반대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한 데 이어 신임 검찰총장도 '반대'에 가세한 것이다. 법조계에선 "김 총장으로선 리더십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란 말이 나왔다.

    대검은 이날 법무부가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으로 직제를 개편하는 것도 법체계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검은 "(상위법인)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검사의 직무와 권한, 기관장의 지휘·감독권을 제한할 수 있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일선 형사부가 상부 허락을 받은 뒤에야 수사에 착수할 있도록 한 것은 '검사는 범죄 혐의가 있으면 수사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과 충돌하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승인'을 규정한 부분은 '검찰총장이 수사 지휘를 총괄하게 한다'는 검찰청법 위반이라는 뜻이었다.

    대검은 그러면서 "형사부의 직접 수사에 대한 통제 방안은 수사 절차에 관한 것이므로 직제에 담기보다는 대검 예규나 지침 등으로 규정하는 게 타당하다"며 "관련 예규를 마련하는 중"이라고 했다.

    일선 검사들은 이날 대검 발표에 대한 법무부의 대응을 주목했다. 상당수 검사는 이번 조직개편안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왔던 '검수완박'의 완결판으로 보고 있다. 한 재경지검의 간부는 "대검 부장회의 결론대로 법 위반 소지가 크다"며 "법무부 검찰국이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는지 개탄스럽다"고 했다. 지난 1일 김 총장과 티타임을 가진 고검장, 지검장들도 반대 의견을 강하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박범계 법무장관은 일단 맞대응을 자제했다. 박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대검 발표문이) 상당히 세더라"라며 "법리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애초 법무부는 직제개편안을 이날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일단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검찰 내부에서는 "박 장관이 당분간 김 총장과 협의하는 모양새만 갖추고, 결국엔 초안 핵심 내용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 검찰 간부는 "김 총장이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때처럼 반대하는 모양새만 내고 물러서 버린다면 조직 내부의 신망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두고 김 총장은 대검 대변인실을 통해 "검찰의 안정과 화합을 위하여 법무부장관께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였고 그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되어 다행"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상당수 검사들은 "말 잘 들으면 승진시키고 정권 수사를 하면 물 먹이는 인사"라며 검찰총장과는 상반된 평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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