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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몰이 와중에… 6대 로펌, 3대 요직 판사 40% 영입

    조백건 기자 권순완 기자

    발행일 : 2021.06.09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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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수 취임후 3년… 판사 이직 분석해보니

    김명수 대법원장 재임 기간인 지난 3년간 법원의 '3대 요직'에서 퇴직한 '엘리트 판사' 중 40%가 매출 기준 상위 6대 로펌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선 흔히 '법원 3대 요직'으로 법원행정처 심의관, 영장 전담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꼽는데 상당수가 김앤장, 태평양, 광장, 율촌, 세종, 화우로 들어간 것이다. 특히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 심의관 출신은 셋 중 한 명이 김앤장에 취업했다.

    ◇로펌 1328곳 중 6곳이 독식

    본지가 김 대법원장 취임 후 첫 정기 인사가 있었던 2018년부터 올 3월까지 3년간 퇴직한 판사 282명의 취업 상황을 분석한 결과, 법원행정처 심의관, 영장 전담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퇴직자는 각각 61명, 80명, 92명이었다. 이들을 다 합하면 233명이지만, 중복 인원을 빼면 166명이다. 그런데 법원의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 심의관 출신 61명 중 27명(44%)이, 피의자의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영장 전담 판사 출신 80명 가운데 34명(42%)이 6대 로펌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에 올라간 상고 사건을 검토하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92명 중에서는 36명(39%)이 6대 로펌에 취업했다. 현재 국내 로펌이 1328곳임을 감안하면,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적폐 몰이'로 퇴직 판사 대거 늘어

    유능한 판사들이 법복(法服)을 벗고 변호사가 되는 것은 예전부터 있는 일이지만 '김명수 사법부' 들어 급증했다. 법원행정처 심의관 출신은 2017년 사직자가 5명이었는데, '김명수 사법부'의 첫 정기 인사가 있었던 2018년엔 15명으로 3배가 됐다. 이후 2019년 11명, 2020년 18명이었고, 올해는 3월까지만 17명이 그만뒀다.

    이런 '법원 이탈 가속'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사법 적폐 몰이'가 꼽힌다. 김 대법원장이 이전 '양승태 대법원'을 적폐로 몰면서 두 차례 내부 조사와 검찰 조사가 이어졌고, 법원의 주축인 중견 판사들이 '적폐 따까리'라고 욕먹는 일도 있었다. 2019년 초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포토라인에 섰던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재판부로 복귀하지 않고 바로 사표를 내고 법원을 떠나기도 했다. 한 법조인은 "적폐 몰이로 쏟아져 나온 인재들을 6대 로펌이 흡수했다"고 말했다.

    ◇로펌 따라 선호 보직 차이

    김앤장은 법원행정처 심의관 출신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지난 3년간 법원을 나온 행정처 심의관 61명 중 18명(29%)을 영입했다. 6대 로펌 중 다른 다섯 로펌으로 간 행정처 출신 판사(9명)의 2배였다. 이 기간 법원을 나온 사법연수원 수석 3명도 김앤장을 선택했다. 법조인들은 "김앤장의 1등주의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와 함께 김앤장을 두고 "법원 밖 법원행정처" "적폐 몰이 피난처"라고 부르기도 했다. 태평양·광장도 같은 기간 행정처 출신을 2~4명씩 영입했다.

    율촌·광장·화우는 영장 전담 판사 출신을 영입하는 데 신경을 썼다. 한 변호사는 "법원 재판이 점점 늘어지는 추세라, 한번 구속되면 언제 나올지 기약할 수 없게 돼 영장 전담 판사 출신 인기가 더 높아졌다"고 했다. 이 기간 율촌이 영입한 판사 10명 중 절반인 5명이 영장 전담 판사 출신이었다. 광장과 화우는 5명씩 영장 전담 판사 출신을 채용했는데 전체 영입 판사의 45%, 71%를 차지했다. 또한 율촌, 세종은 대법원 재판 연구관 출신 영입 비율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권 들어 사법부 최대 주류가 된 진보 성향 판사 모임 국제인권법연구회와 그 전신(前身)으로 평가받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 중에서도 6대 로펌행을 선택한 이가 적지 않았다. 김앤장 5명, 태평양 3명, 화우 2명이 두 단체 출신이었다.

    [그래픽] 최근 3년 '3대 요직 판사' 취업
    기고자 : 조백건 기자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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