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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론 대선 진다" 송영길의 출당 강수

    김형원 기자

    발행일 : 2021.06.09 / 종합 A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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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사태 사과 이어 부동산도 제목소리… "떳떳하면 수사받고 와라"

    더불어민주당이 8일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된 소속 국회의원 12명 전원(全員)에게 탈당을 권유한 것은 대선 국면에 앞서 악재를 털고 가겠다는 송영길 대표의 강수로 풀이된다. 여권 전체에 제기되는 '내로남불' 논란을 떨쳐내야만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송 대표는 취임 한 달 만에 청문회 정국, 조국 사태, 부동산 투기 의혹 등 각종 사안에서 뚜렷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이번엔 송 대표보다 김용민·강병원 최고위원 등 강성 지도부가 '12명 탈당 권유'를 더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2명 중 김한정·임종성·문진석·서영석·양이원영 의원 등 5명이 이재명 경기지사 계파라는 점, 그리고 "야당도 전수 조사하라"는 역공세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정치적 이벤트'라는 평가도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 12명에게 '전원 탈당'을 권유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고민이 깊어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저희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의혹도 풀어야 한다"며 "내로남불, 부동산 문제에 국민적 불신이 크기 때문에 집권당의 외피를 벗자는 것"이라고 했다. 명단에 포함된 의원 대다수가 반발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송 대표는 전날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통보받은 연루 의원 명단을 윤호중 원내대표, 윤관석 사무총장 등 극소수 지도부에게만 공유했다. '탈당 권유' 발표 직전에야 12명의 의원에게 통보가 이뤄질 정도로 철저한 보안이 지켜졌다고 한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일부 지도부가 "대상자들의 소명도 없이 탈당을 권유하는 것은 가혹하다" "일괄적인 탈당 권유보다는 사안에 따라 처분을 달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송 대표는 "떳떳하면 특수본 수사를 받고 다시 당으로 돌아오면 된다"면서 선제적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 대표는 지난달 취임 일성(一聲)으로 "처절한 자기반성만이 우리 당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한 이래 종전의 민주당 대표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첫 시험대였던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초·재선 의원들과 함께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이끌어냈다.

    최근 조국 전 법무장관의 회고록 출간으로 당이 내홍에 빠지자 송 대표가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친문 지지층 중심으로 '당대표 탄핵' 주장까지 나왔지만 송 대표는 "이제 민주당과 조 전 장관은 각자의 길로 가야 한다"며 밀어붙였다. 부동산, 탈(脫)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정부의 정책 기조와 결이 다른 대안을 내놓자 정치권에선 "수직적인 당·청(黨靑) 관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같은 송 대표의 '자기 목소리 내기'는 "지금 당장 대선을 치르면 진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그는 이날도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50%가 넘는데, 이걸 바꾸려면 (민심이) '정권 교체를 안 해도 민주당이 우리 목소리를 들어주는구나'라고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이 '줄타기'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조국 사태 대국민 사과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 비리에도 동일한 수사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했던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문심(文心)으로 대변되는 당내 강성 세력과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에 부동산 문제가 제기된 의원들에 대한 송 대표의 탈당 권유 조치에도 해당 의원들이 거부할 경우 강제할 방법이 없어 향후 또 한번 '리더십 시험대'에 설 수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문심에 한 발을 걸친 반쪽짜리 개혁으로는 민심이 감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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