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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톡톡] 부자들만 사용하는 런던 '하늘 수영장'

    런던=이해인 특파원

    발행일 : 2021.06.09 / 국제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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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주택 주민은 이용 못해… 영국서 '계급 차별' 논란 가열

    10층 아파트 두 동의 옥상을 이어서 만든 공중 수영장이 영국 런던에 생기면서 화제와 논란을 부르고 있다. 지난 1일 런던 남서부 복스홀의 '엠버시 가든' 아파트 단지 내에 '스카이풀'이라는 이름의 수영장이 개장했다. 35m 높이의 10층 아파트 두 개 동 옥상 사이에 길이 25m, 너비 5m, 깊이 3.3m의 풀이 걸쳐있는 구조다. 투명 아크릴판으로 만든 수영장에서는 이용객들이 공중에 떠다니는 느낌으로 런던 주요 명소들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7일 오후 이곳을 찾았을 때 빨간색, 파란색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이 수영을 즐기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행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수영장은 아파트 입주민과 초대받은 손님만 이용할 수 있다. 수영장이 위치한 엠버시 가든 아파트는 방 2개짜리 22평 매매가가 20억원에 육박하고, 펜트하우스는 78억원에 이르는 고가 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다양한 계층이 어울려 살도록 설계된 '소셜믹스' 단지여서 총 1500가구 중 260가구는 임대주택이다. 그런데 임대주택 입주민들은 수영장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계층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아파트 관리업체 관계자는 "임대 주택 주민들은 부대 시설 이용료를 내지 않기 때문에 이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수영장이 주변 지역과의 위화감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수영장이 보이는 임대 주택에 사는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 나딤 이크발은 가디언에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선택권조차 받지 못했다"며 "런던에는 여전히 계급 분리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칼럼을 통해 "유명 관광지도 아닌 주거지에 이 같은 구조물은 재앙과도 같다"며 "암울하게 통근하는 사람들의 얼굴에 투명한 사치품을 갖다 문지르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이 수영장에 대해 '여행할 때 비즈니스석을 구매한 사람들이 라운지에서 특별한 식사를 대접받는 것에 대해 아무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 '공공 재산인 하늘을 일부 주민이 점유한 것' 등의 의견이 올라오며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고자 : 런던=이해인 특파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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